치매안심센터·복지제도 등록 안 돼 전문가 “신청주의 한계, 사각지대 여전”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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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치매를 앓던 80대 어머니를 살해한 뒤 시신을 트럭에 싣고 다닌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중증 치매에도 공적 복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돌봄 사각지대 실태를 재검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광주 북구와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존속살해 혐의로 60대 A 씨를 긴급체포하고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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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광주 북구 용두동 자택이 아닌 1톤 트럭에서 어머니와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럭에는 이불과 생활용품 등 일상 흔적이 남아 있었다.
타지에 사는 딸이 “어머니가 귀가하지 않는다”고 실종 신고를 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14일 오후 9시 31분쯤 A 씨가 몰던 트럭 적재함에서 B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생활고로 힘들어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도 남겼다.
해당 가정은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되지 않았으며 관련 서비스도 신청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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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치매 환자로 등록된 사람은 월 3만 원 이내 치료비를 지원 받고, 배회 감지기 스마트 태그를 지급받을 수 있다. 또 1년간 방수매트 등 생활 관련 물품이 지원된다.
북구 관계자는 “치매 환자로 등록되기 위해선 본인 또는 가족의 신청이 있어야 한다”며 “중증 환자의 경우 기존 센터의 직접 지원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조준 동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제도가 존재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구조적 방임이라는 말이 딱 맞는 사건”이라며 “신청하지 않으면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신청주의는 자율성과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지만 정보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에겐 사실상 ‘지원 불가’ 구조로 작동한다”며 “특히 가족이 신청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공적 개입도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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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주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치매안심센터는 초기 치매 대상 중심이고 중증 환자는 장기요양등급을 받아 별도 시설과 연계돼야 한다”며 “그러나 남성 독거 보호자처럼 돌봄이 취약한 가정의 경우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치매는 조기 진단 시 약물 치료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가족들이 증상을 늦게 인식해 중증 단계에 접어들어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