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대 97명에게 고문을 통한 강제 자백을 받아내 국영 방송에 방영하며 공포 정치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X @islamidav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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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 방송이 얼굴을 가린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의 ‘자백’ 영상을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이들은 시위를 후회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당국이 유혈진압의 명분을 쌓기 위해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이란 반정부 시위 시작 이후 2주간 국영 방송은 최소 97명에 달하는 시위대의 자백 영상을 송출했다.
영상 속 시위대들은 수갑을 찬 채 얼굴이 흐릿하게 모자이크 처리된 상태로 등장했다. 국영 매체는 극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이들이 보안군을 공격하거나 방화를 저지르는 장면, 공격에 사용됐다고 주장하는 수제 무기 등을 함께 공개하며 당사자들의 후회 섞인 발언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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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란 당국은 해당 자백들을 근거로 이번 시위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배후 조종에 의한 음모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이란은 리알화 가치 하락에 따른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었고,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40%에 달하자 경제난이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위 동력을 꺾기 위해 전례 없는 속도로 자백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