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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폭의 산수화가 무대로…“우리 설화의 서정성, 해외서도 통할 것”

입력 | 2026-01-14 15:52:00

뮤지컬 ‘몽유도원’ 27일 개막




백제왕 ‘여경’(개로왕)은 꿈속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잊지 못해 그를 찾아 나선다. 어렵사리 여인 ‘아랑’을 찾아냈으나, 그는 충신인 ‘도미’의 부인. 하지만 개로왕은 자기의 욕망을 못 이겨 아랑을 자기 여인으로 만들려 하고, 결국 비극이 빚어진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설화 ‘도미전’를 모티프로 한 최인호의 소설 ‘몽유도원도’의 이야기다.

이 소설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몽유도원’이 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1995년 초연했던 ‘명성황후’를 제작한 에이콤이 개발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다.

‘몽유도원’의 윤호진 연출은 7일 간담회에서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통할 보편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한국 역사나 전통 설화에 익숙지 않은 해외 관객이더라도 공연의 서사에 공감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고 한다.

일단 무대와 조명, 영상 등 시각적 요소는 동양적인 색채를 강조한다. ‘여백의 미’를 살려 수묵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예정이다. 수묵 영상디자이너인 탁영환이 무대 디자인을 맡았으며, 수묵 애니메이션을 통해 무대를 한 폭의 산수화처럼 여겨지도록 만든다. 또 비주얼 디렉팅을 뮤지컬 ‘웃는 남자’ ‘데스노트’ 등에 참여했던 이모셔널씨어터가 맡아, 현실과 꿈의 세계를 오가는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음악은 동양과 서양의 ‘조화’에 중점을 뒀다. 뮤지컬 ‘영웅’의 음악을 담당했던 오상준 작곡가와 김문정 음악감독이 국악기와 서양 오케스트라를 접목한 곡들을 선보인다. ‘명성황후’ ‘영웅’ 등을 썼던 극작가 안재승이 집필한 대본도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욕망이나 사랑, 허무 등의 인간적 감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동시에, 글로벌 관객들이 익숙한 디즈니 뮤지컬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27일 개막하는 뮤지컬 ‘몽유도원’. 에이콤 제공

개로왕 ‘여경’ 역에는 ‘레미제라블’ ‘지킬 앤 하이드’ 등에 출연한 배우 민우혁과 성악가이자 뮤지컬 배우인 김주택이, 아랑 역에는 하윤주 유리아가 캐스팅됐다. 하윤주는 국가무형문화재 가곡(歌曲) 이수자로, 뮤지컬 도전은 처음. 유리아는 뮤지컬 ‘레드북’ ‘리지’에서 보여준 힘 있는 가창력으로 강인한 ‘아랑’을 그려낸다.

윤홍선 에이콤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우리의 신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한국 고유의 서정성과 수묵화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풀어내, 국경을 넘어 보편적인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몽유도원’은 22일까지 국립극장에서 관객을 만난 뒤 4월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브로드웨이 진출은 2028년이 목표.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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