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특검, ‘반성 없는’ 尹에 사형 구형…“전두환보다 더 엄정 단죄해야”

입력 | 2026-01-13 23:29:00


윤석열 전 대통령. 2025.12.26 중앙지법 제공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두환 노태우 세력보다 더 엄정한 단죄가 필요하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며 이처럼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박억수 특검보가 “피고인 윤석열에게 사형을 구형합니다”라고 하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씩 웃기도 했다. 방청석에 있던 일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욕설을 내뱉었다. 폭소를 터트리는 방청객도 있었다.

● “내란, 공직 엘리트가 자행한 헌법 파괴 행위”

윤 전 대통령 이전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은 12·12 군사쿠데타와 5·18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을 일으킨 전두환 전 대통령뿐이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구형된 지 30년 뒤 같은 법정에서 특검은 “친위 쿠데타에 의한 헌정 질서 파괴 시도가 반복될 수 있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도 사형을 구형했다.

박 특검보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무기징역 등으로 단죄하면서 국민은 다시는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친위쿠데타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공직 엘리트들의 헌법 질서 파괴행위를 전두환 노태우 세력보다 엄정하게 단죄해 대한민국이 형사사법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헌정질서를 수호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특검은 비상계엄이 권력 독점과 장기 집권을 목적으로 선포됐다고 지적했다. 박 특검보는 “이 사건은 국민이 받을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권력욕을 위해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찬탈한 것”이라며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해 계엄 요건을 조성하려다 실패하자 정상적인 정치 활동을 내란으로 획책하는 반국가 행위로 몰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야당의 폭정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경고성 계엄’이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특히 계엄 선포 1년 2개월 전부터 윤 전 대통령 등이 계엄을 모의했다고 판단했다. 박 특검보는 “피고인 윤석열, 피고인 김용현 등은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내란을 준비하면서 정치적 반대 세력을 일거에 제거하여 권력을 독점하고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간 집권할 목적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또 정치인 체포, 언론사 봉쇄 등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계획했던 일련의 행위를 열거하면서 “국가보안법이 규율 대상으로 하는 반국가활동”이라며 “피고인들이 명분으로 지목한 ‘반국가 세력’이 누구였는지 명확히 드러낸다”고 했다.

특검은 계엄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던 국무위원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특검보는 “(소집된 국무위원 중) 단 한 명이라도 문자메시지 등으로 비상계엄 선포 예정을 외부에 알렸다면 계엄 실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저버리고 윤석열에 대한 충성과 권력 공유에 대한 탐욕을 선택했다. 반국가활동에 동조한 반국가세력”이라고 지적했다.

● 특검 “尹 반성하지 않아, 사형 밖에 없다”

이날 특검의 구형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 김홍일 변호사는 최후변론에 나서 “특검 주장대로라면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을 위해 대선에 출마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위헌 위법한 지시는 없었고, 국민 피해도 없었다.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이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1996년 전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에서 검찰은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뿐만 아니라 내란목적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받았다. 다만 2심과 대법원을 거치면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형이 확정됐다.
특검 역시 이 사례를 참고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대한민국이 쌓아온 민주화 결실을 무너뜨린 점, 과거 45년 전 내란보다 더 막대하게 국격이 손상된 점 등이 고려됐다.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 하한선이 무기형인데, 윤 전 대통령이 반성하지 않는 등 양형에 참작할 조건이 없다는 평가도 반영됐다고 한다.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과 피고인들의 의견을 종합해 2월 중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 예정이다. 형법은 내란 우두머리죄에 대해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법이 정한 형량이 세 가지밖에 없지만 재판부는 이보다 낮은 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다만 그 범위는 법으로 제한돼 재판부가 감형을 한다 해도 최소 징역·금고 10년 이상이 선고될 수밖에 없다. 집행유예는 불가능하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