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감시-통제 벗어나 독립팀이 수사해야”
동부지검 마약 외압 수사 합수팀에 파견 지시를 받고 첫 출근한 백해룡 경정이 16일 서울 동부지검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10.16/뉴스1
백 경정은 13일 언론에 ‘수사 사항 경과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을 배포했다. 해당 자료에는 2023년 초 발생한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의 국내 밀수 사건을 이른바 ‘마약 게이트’로 규정하며, 말레이시아 국적 마약 운반책 3명의 피의자 신문조서, 범죄 일람표, 공항 출입국 기록과 세관 직원의 보안 검색대 통과 내역 등이 담겼다. 백 경정은 지난해 12월에도 공보 대상이 아닌 검찰 수사 기록을 공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백 경정은 입장문에서 “동부지검은 마약 게이트의 유일한 증거가 말레이시아 조직원 3명의 진술뿐이라고 주장해 왔다”며 “왜곡된 주장에 맞서 수사 기록을 통해 진실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동부지검은 백 경정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실무근이라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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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경정은 “지난 3개월간 오욕의 시간을 견뎠다”며 “검찰과 관세청은 갖은 노력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덮었지만, 그 흔적이 숨은 그림처럼 곳곳에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까지 생성된 수사 기록이 5000쪽에 이르는데, 이대로 파견이 종료되면 기록이 갈 곳을 잃고 폐기될 위험이 있다”고도 했다.
백 경정은 파견 종료 이후에도 수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별도의 물리적 공간과 독립된 수사팀 구성을 경찰청과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상태다. 그는 “검찰의 감시와 통제를 벗어나 독립된 팀으로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앞서 경찰청은 백 경정의 팀 유지 요청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백 경정은 14일자로 합수단 파견을 마치고 원 소속인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백 경정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던 합수단은 조만간 최종 수사 결과를 내놓을 방침이다.
조승연 기자 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