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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까지 걷고 미끄러지고’…눈·파업 겹친 출근길 혼란

입력 | 2026-01-13 09:43:17

서울 시내버스 첫차부터 총파업
빙판길까지 더해져 시민들 우회·조기 출근



뉴시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시작된 13일 오전, 밤사이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서 출근길 도심 곳곳에서 혼란이 이어졌다. 버스 운행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인도와 이면도로에 살얼음까지 나타나자 시민들은 이동 수단을 바꾸거나 우회하며 출근길에 나섰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임금 협상 결렬에 따라 이날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노사는 통상임금 적용을 둘러싼 임금 인상률을 두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이날 오전 1시30분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파업으로 서울에서만 7000여 대의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되자, 시는 지하철 증편과 무료 셔틀버스 투입 등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했다.

전날 내린 눈의 영향으로 도로 곳곳에 살얼음이 남아 출근길 불편은 더 커졌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에 녹은 눈이 밤사이 다시 얼어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이면도로와 골목길, 경사진 도로를 중심으로 미끄러운 구간이 이어졌고, 아침 기온도 영하권에 머물며 추위가 지속됐다.

버스를 주로 이용하던 시민들은 정류장에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유모씨는 “평소에는 지선버스를 타고 수유역까지 간 뒤 지하철로 출근하는데, 오늘 아침 버스 도착 정보를 보니 남은 시간이 93분으로 떠 눈을 의심했다”며 “역까지 걸어가야 하나 막막했는데, 마침 수유역까지만 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와서 겨우 역까지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어젯밤 눈이 많이 와서 아침에는 눈길을 가장 걱정했는데, 막상 나와 보니 버스 파업이 훨씬 더 큰 문제였다”며 “무료 셔틀이 없었다면 꼼짝없이 걸어가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요 도로는 제설이 어느 정도 돼 있었지만, 인적이 드문 인도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고 인도 난간 쪽 대리석 부분을 밟았다가 미끄러져 넘어질 뻔했다”고 전했

버스 파업 여파로 지하철로 수요가 쏠리면서 출근 시간대 혼잡도 커졌다. 서울 잠실동에서 삼성동으로 출근하는 서모(32)씨는 “눈과 버스 파업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20분가량 일찍 집을 나섰다”며 “이용하던 버스들이 모두 운행하지 않아 지하철을 탈까 고민하다가, 근처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내려서 10분 정도 걸어갔다. 버스에 탔을 때 파업 기간 요금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어 상황이 실감 났다”고 했다.

지하철을 이용하던 시민들도 평소와는 다른 출근길을 겪었다. 서울 중구에서 서초구로 출근하는 이모(38)씨는 “아침 6시께 시내버스 파업 알림 문자가 여러 건 와 놀랐다”며 “평소보다 40분 정도 일찍 나왔는데, 지하철 이용객이 체감상 평소 피크타임보다 1.5배 정도 많았다”고 말했다.

빙판길로 인한 보행 불편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인천 청라에서 서울 구로구로 출근하는 염모(33)씨는 “아침에 길을 나서는데 골목길부터 굉장히 미끄러웠다”며 “차도와 인도 할 것 없이 중간중간 얼어 있어 넘어질까 긴장하면서 지하철역까지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도블록이 전반적으로 얼어 있어 오히려 차량이 다니는 아스팔트 쪽으로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고 했다.

동작구에서 송파구로 출근하는 문모(27)씨도 “아침에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 몇 번이나 넘어질 뻔했다”며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다들 움찔움찔하며 걷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퇴근 후 버스를 이용할 예정이어서 퇴근길이 더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중구로 출근하는 20대 조모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버스 노조 파업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30분 일찍 집을 나섰다”며 “집 앞 언덕길이 밤새 내린 눈으로 완전히 얼어 지하철역까지 내려가는 데만 한참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라면 버스로 5분이면 갈 거리인데 버스가 한 대도 오지 않아 엉금엉금 내려왔다”며 “길이 워낙 미끄러워 중심을 잃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고 밝혔다.

빙판길 체감은 이동 구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마포구에서 종로구로 출퇴근하는 김모(37)씨는 “전날 눈이 와 걱정했는데 제설이 잘돼 출근에 큰 지장은 없었다”며 “골목길이나 계단을 내려올 때 눈이 조금 남아 있어 조심한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차들이 평소보다 천천히 다니는 것 같았고, 눈이 많이 오던 때에는 바퀴가 헛돌며 큰 소리를 내는 차량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날 첫차부터 비상수송대책을 시행, 대체 교통수단을 즉시 투입한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1시간을 연장하고 심야 운행 시간도 익일 2시까지 연장한다. 또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

지하철 혼잡시간은 오전 7시~10시, 오후 6시~9시로 조정돼 열차가 추가 투입되고, 막차 시간은 종착역 기준 익일 새벽 2시까지 연장해 총 172회 증회 운행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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