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권혁 개발부장 인터뷰 기존 대형 원전처럼 진행 가정… 2028년 표준설계인가 끝내면 인허가-시운전 7년 걸려 가동 1호기 건설땐 변수 최소화 중요… 소형원전에 맞춰 규제도 바꿔야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기존 원전보다 출력 규모는 작지만 안정성이 높은 차세대 원자로다. 사진은 국내서 추진 중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조감도.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국내에서는 지난달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아직 건설 사례가 없는 혁신형 SMR(i-SMR)을 2035년 가동하겠다고 밝히면서 상용화 시기를 두고 다양한 예측과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 본원에서 만난 권혁 원자력연 경수형SMR원자로기술개발부장은 2035년 가동 목표에 대해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돌발 변수가 없다고 가정한 일종의 ‘최솟값’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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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새로운 형태의 원전을 건설하려면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받아야 한다. 동일한 설계의 발전용 원자로를 여러 기 건설하기 위해 적합성을 평가하는 절차다. 앞서 수출용으로 개발돼 이미 표준설계인가를 받은 SMR인 ‘스마트(SMART)’와 개량형인 ‘스마트100’은 i-SMR 개발의 기술적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 본원에서 권혁 경수형SMR원자로기술개발부장이 소형모듈원자로(SMR) 모형 앞에서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대전=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
이후 건설 계획과 부지가 선정되면 건설 인허가인 예비안정성분석보고서(PSAR) 심사를 거쳐 건설이 시작된다. 건설과 동시에 운영 인허가인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FSAR) 심사가 병행된다.
PSAR 심사에서는 부지 특성을 반영해 지진, 기후 등 자연적 위험 요소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FSAR 심사에서는 모든 설계, 안전계통, 사고 시나리오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FSAR까지 통과하면 실제 핵연료를 태우는 과정을 포함한 시운전을 약 1년간 진행한 뒤 출력 안정성이 확인되면 전력망에 연결해 전기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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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SMR 이후로는 PSAR과 FSAR에서 각각 1년씩 단축해 호기당 5년 내에 반복 건설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나왔다.
원전 건설 가속화를 위한 인허가 제도 개선 방안도 제시됐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한국과 같은 2단계 인허가와 건설·운영 인허가를 통합한 ‘통합건설·운영허가(COL)’ 제도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COL은 표준설계인가가 승인된 상태에서 부지 특성을 평가한 후 요건을 만족하면 PSAR 단계 없이 바로 건설을 시작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권 부장은 “현재 국내 인허가 제도는 안전성 검토를 여러 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SMR의 경제성을 다소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 부지 선정 숙제… 비경수형 원자로 개발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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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에 맞춰 방사선 비상계획구역(EPZ) 규제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PZ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주민 보호 대책을 시행하는 구역을 말한다. 안전 계통과 활용처가 다른 SMR에 원자로 반경 20∼30km로 설정된 대형 원전의 EPZ를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i-SMR은 기존 대형 원전처럼 원자로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는 경수형 SMR이다. 비경수형 SMR로는 고체 염을 고온으로 녹여 핵연료와 함께 활용하는 용융염원자로(MSR) 등이 연구개발 단계에 있다.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가스냉각로(GCR)도 주목받는다.
권 부장은 “한국 핵추진 잠수함에 탑재할 원자로는 기존 잠수함에서도 운용 중인 경수형이 적합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이론상 성능과 안전성이 모두 뛰어난 MSR 같은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전=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