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해액 등 핵심소재 日서 조달… 정부, 산업 공급망 긴급 점검 회의 中, 3국 통한 對日 우회수출도 차단 중일 갈등, 수출 통제 등으로 번지며 양국 사이에 낀 韓, 공급망-수출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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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중용도 물자 대(對)일본 수출 금지’에 이어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까지 차단하는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방침을 내놓으면서 한국 산업계에도 불똥이 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갈등이 수출 통제 등 경제 이슈로 번지면서 양국 사이에 낀 한국은 공급망과 수출 양면에서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주력 산업인 배터리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급이 불안해질 경우 수출 전선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중일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산업별 영향 분석과 함께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 국내 배터리-반도체 업계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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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업계의 경우 핵심 소재 상당 부분을 일본에서 조달하고 있다. 충전 속도를 좌우하는 전해액, 출력 성능과 직결되는 음극재, 화재 위험을 막는 분리막 등이 대상이다. 일본은 소재 생산 과정에서 희토류 흑연 텅스텐 등을 대부분 중국에 의존한다. 이들 원자재가 이중용도 물자로 묶여 일본 배터리 소재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한국 배터리 업계에는 직격탄이 된다. 고순도 소재, 정밀 부품, 공정 장비 등을 일본에 의존하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산업통상부는 8일 산업 공급망 점검회의를 열고 이번 중국 조치가 국내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 소재 업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기업들도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 中 희토류 의존도 90%… 2차 제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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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희토류 원재료 89.4%를 중국에서 수입해 가공한 뒤 반도체 장비 부품, 전력 제어용 정밀 부품을 만들어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방산, 항공·우주 등 군사 분야에 쓰일 수 있는 품목이다.
양주영 산업연구원 경제안보·통상연구실장은 “중일 갈등 사태가 장기화되거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 품목이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서 확대될 경우 국내 산업 전반의 타격이 커질 것”이라며 “전략 광물 비축과 수출·수입처 다변화, 핵심 자원 자립화 등 공급망 안정을 위한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