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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재개발 시뮬레이션’ 불허에…서울시-유산청 또 충돌

입력 | 2026-01-08 14:20:00

서울시, 풍선 띄워 가상 고층건물 촬영 추진
유산청 “10명 신청해놓고 50명 참여” 불허




지난달 24일 서울 도심 상공에 세운4지구 고도 측정을 위한 풍선. 이 대형풍선은 종묘 앞 개발시 높이와 조망 시뮬레이션 위해 서울시에서 설치했다. 뉴스1


지난해 서울 종묘(宗廟)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중앙정부 간에 벌어진 신경전이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재개발로 들어설 고층 건물의 높이를 가늠할 수 있도록 종묘 인근에서 풍선을 띄우는 행사를 기획했지만 국가유산청이 이를 금지하면서 시와 세운지구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8일 세운4구역 부지에 재개발 계획상 고층 건물 높이를 표시하는 대형 색깔 풍선을 여러 개 띄운 뒤, 종묘 앞 상월대에서 이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세운4구역 경관 시뮬레이션’ 행사를 열 계획이었다. 재개발 반대 측에서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종묘 경관이 훼손된다”고 주장하는 만큼, 실제 경관 훼손 정도를 공개적으로 검증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행사 전날인 7일 국가유산청이 해당 촬영을 금지한다고 서울시에 통보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시는 이날 이민경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세운4구역 경관 시뮬레이션의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검증을 위해 요청한 종묘 정전 상월대 촬영을 국가유산청이 일방적으로 불허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촬영을 불허해 객관적 실증과 공개 검증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가유산청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가 출입 인원 10명으로 종묘 경관 촬영 허가를 신청해놓고 실제로는 도시공간본부장이 주재하는 50여 명 규모의 현장설명회를 진행하려 했다”며 “당초 신청 내용과 전혀 다른 행사가 추진돼 이를 제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부득이한 행정 조치일 뿐 일방적인 불허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촬영을 통한 경관 검증 자체를 막은 것은 과도한 조치”라며 “경관 훼손 여부를 과학적으로 따져보자는 시도를 행정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재개발을 기다려온 세운지구 일대 토지주들도 “사유재산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8일 오후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 등 주민 40여 명은 개발 예정지 일대에 모여 국가유산청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풍선 촬영 불허를 ‘경관 시뮬레이션에 대한 실증 검증 회피’라고 규정했다.

앞서 주민대표회의는 지난달 국가유산청 관계자 등 11명을 상대로 16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은 종묘 주변 역사문화환경 보전지역 내 건축행위 허용 기준에 따라 별도의 국가유산청 심의 대상이 아님에도, 국가유산청이 주무관청인 서울시와 종로구청에 반복적으로 심의를 요구해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주민 측은 “2009년 세입자를 모두 이주시킨 이후 월세 수입이 끊겼고, 누적 채무가 약 725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송진호 기자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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