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빅 이어] 〈3〉 WBC 첫 출전 앞둔 안현민 작년 KBO 출루-장타율 합계 1위… 신인상-골든글러브 동시 수상 한일전 홈런 본 日 감독도 놀라… 3년 무명 시절… 軍 복무후 변신 “야구랑 멀어질때 열정 더 강해져”… 2003년생 황금세대 활약 기대감
2025년 프로야구 KT에서 괴력의 장타로 ‘케릴라(KT+고릴라)’란 별명을 얻은 안현민은 지난해 11월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에서 일본을 상대로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며 한국을 대표하는 ‘K릴라’가 됐다. 도쿄=뉴스1
광고 로드중
지난해에도 시작은 퓨처스리그(2군)였다. 4월 10일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지만 8일 만에 다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이강철 프로야구 KT 감독이 안현민(23)을 다시 1군에 올린 건 이로부터 11일이 지난 4월 29일이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안현민은 5월에만 홈런 9개를 쏘아 올리며 이 감독 마음을 훔쳤다.
이로부터 반년 뒤에는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 마음마저 훔쳤다. 안현민은 지난해 11월 15,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은 ‘K베이스볼 시리즈’에서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이바타 감독은 “(안현민은) 메이저리그급 선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경천동지할 이변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안현민이 3월 5일 개막하는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승선할 확률은 100%라고 할 수 있다. 안현민이야말로 한국 야구 대표팀이 애타게 찾던 ‘우타거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9일부터 사이판에서 시작하는 WBC 대비 1차 훈련 캠프 참가자 명단에는 이미 이름을 올렸다.
광고 로드중
K베이스볼 시리즈 전까지 한국은 일본에 9연패 중이었다. 하지만 안현민은 이 대회를 앞두고 “나는 이번이 처음으로 아직 연패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1차 평가전 4회초에 선제 홈런(1점)을 쏘아 올렸다. 2차전 때는 일본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꺼리면서 첫 세 타석에서 볼넷만 3개를 얻었다. 그러다 5-7로 끌려가던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한국은 결국 2차전을 7-7 무승부로 끝내면서 일본전 10연패에 쉼표를 찍었다.
안현민은 ‘처음부터 기대치를 너무 높여 놓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홈런을) 하나만 쳤어야 했는데…”라며 웃은 뒤 “그래도 국가대표팀에는 다들 잘하는 선수만 있지 않나.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하는데 몇 안 되는 기회에서 생각대로 돼서 좋다”고 답했다.
2022년 KT에 입단해 2군에서만 뛰던 안현민은 이해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육군훈련소로 향했다. 그러고는 제21보병사단에서 취사병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그랬던 선수가 지난해 ‘알을 깨고’ 나오자 ‘국방부에서 국가대표 비밀병기를 키우고 있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안현민은 “지난해에는 모든 게 다 처음이어서 매일매일이 다 재미있고 신기했다.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감사하다’는 마음도 생기고 할 텐데 그 수준을 넘어 버렸다. 지금도 내 일 같지 않고 삼인칭으로 날 보는 느낌”이라고 했다.
광고 로드중
오승환(44·전 삼성)이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면서 ‘황금세대’라 불리던 1982년생 선수가 모두 유니폼을 벗었다.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도 타격이다. 그 대신 이번 대표팀 캠프 명단에 안현민을 비롯해 김도영(KIA), 문동주(한화), 박영현(KT) 등 걸출한 2003년생이 대거 합류해 새로운 황금세대로 기대를 받고 있다.
더욱이 WBC를 시작으로 올해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내년에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2028년에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줄줄이 열린다. 안현민은 “또래 중에 프로에서 아직 성적을 못 냈지만, 능력 좋은 선수들이 많다. 우리가 한번 다 같이 일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