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프로야구 KT에서 괴력의 장타로 ‘케릴라(KT+고릴라)’라 불린 안현민은 시즌을 마친 뒤 일본과의 야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도 연거푸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한국을 대표하는 ‘K-릴라’가 됐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시즌 중 한창 활약할 때도 안현민은 WBC 국가대표팀에 “제발 뽑아달라”는 공개 읍소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국내 선수 OPS(출루율+장타율) 1위(1.018)로 마친 뒤 처음 합류한 대표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간 안현민은 국가대표팀에서도 대체 불가한 핵심 전력이 됐다.
한국은 특히 2009년 WBC 준우승 이후 2013, 2017, 2023년 대회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에 그친 터라 새롭게 합류하는 안현민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다. 안현민은 ‘평가전에서 WBC 기대치를 너무 높여놓은 게 아니냐’고 묻자 “그러니까요. (홈런) 하나만 쳤어야 했는데…”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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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안현민은 1, 2차전 연속 홈런포를 날렸다. 도쿄=뉴스1
리그에서도, 국가대표에서도 ‘괴물 활약’을 이어간 안현민은 “모든 게 다 처음이어서 올해는 매일매일이 다 재미있고 신기했다.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어야 감사하다는 마음도 생기는데 그 수준을 뛰어넘어 버리니 내 일 같지가 않다. 아직도 삼인칭으로 날 보는 느낌으로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
동갑내기 김도영(KIA)이 2024년 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며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활약할 때만 해도 안현민은 1군보단 2군 무대가 익숙했던 선수였다. 당시 김도영의 활약상이 TV에 나올 때마다 ‘어떻게 저러냐’며 놀랐다던 안현민은 2025시즌에는 모두가 자신을 보고 그렇게 놀라게 만들었다.
결국 프로야구 최다 탈삼진 신기록(252개)을 세우며 한화를 한국시리즈까지 이끈 폰세(31·토론토)에게 MVP를 넘겨주긴 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압도적이던 폰세에게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가 안현민이었다. 폰세가 지난 시즌 기록한 유일한 패전 역시 안현민의 홈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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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에 혜성처럼 등장해 신인상을 차지한 안현민은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안게임과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국제대회에서도 ‘일을 내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안현민은 “보시기엔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게 맞다”면서도 “사실 군대에서 크게 바뀐 건 없다. 다만 계속 야구만 하다 처음으로 군대에서 야구와 떨어져 있으면서 야구에 대한 열정이 더 강해진 면이 크다. 다들 현역병으로 군대에 다녀온 뒤 프로에서 활약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막연히 두려워하는데 요즘엔 예전처럼 군대에 3년 가는 것도 아니지 않나. 다른 선수들도 저를 보며 희망을 얻길 바란다”고 했다.
안현민은 나이대별 국가대표 경력도 없다. 안현민은 MVP급 활약으로 2024년 MVP 김도영이 함께 언급될 때마다 “대표팀에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해 평가전 때 안현민은 결국 첫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2025시즌 부상으로 30경기 소화에 그친 김도영은 합류하지 못했다. 다행히 8일 소집되는 대표팀 1차 캠프 명단에는 김도영도 이름을 올리며 안현민의 바람이 이뤄졌다.
지난해 오승환(44)을 끝으로 그동안 굵직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며 ‘황금세대’라 불리던 1982년생 선수들이 모두 은퇴했다. 공교롭게 이번 캠프 명단에는 안현민, 김도영을 비롯해 문동주, 박영현까지 걸출한 2003년생이 합류해 1982년생을 잇는 새로운 황금세대로 기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올해 열리는 WBC와 아시안게임,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굵직한 국제대회도 예정돼 있다. 안현민은 “저희 또래 중에 아직 성적을 못냈지만 능력 좋은 선수가 많아 저도 기대된다. 저희가 다 같이 한번 일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오길 바란다”며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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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