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구축 등 ‘관리 전략’ 수립 온난화로 덩굴류 생장 더 빨라져 4년간 축구장 1832개 규모 제거 부서별 ‘책임 방제 구역’도 설정
제주에서 칡덩굴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 칡덩굴이 무차별 확산하면서 제주도는 내년부터 관리 전략을 세워 대응하기로 했다. 제주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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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곳곳이 칡덩굴로 뒤덮이면서 제주도 차원의 ‘관리 전략’까지 나왔다. 3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칡덩굴 제거 면적은 2022년 255ha(헥타르), 2023년 372ha, 2024년 267ha, 올해 414ha 등 최근 4년간 1308ha에 이른다. 이는 축구장 1832개 면적 규모다.
여름철 하루에만 줄기가 30∼40cm 자랄 만큼 생장력이 강한 칡덩굴은 현재 제주 산림부터 도로, 주택가까지 무차별 확산하고 있다. 심지어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성산일출봉 분화구에도 칡덩굴이 뒤덮이면서 올 10월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뿌리째 뽑힌 칡덩굴이 등장하기도 했다.
칡덩굴은 높은 곳으로 타고 올라가는 습성 탓에 큰 나무라도 한 번 엉키면 성장을 멈추고, 장기간 방치되면 고사까지 이른다. 과거 미국에서는 비탈진 언덕에 사방(沙防)용으로 칡을 심었지만, 숲 파괴, 화재 등 부작용으로 2000년대부터 유해 수종으로 지정해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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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향후 칡덩굴을 제거해야 할 면적이 4471ha(조림지 2279ha, 공원 녹지 1074.4ha, 주요 도로변 1118ha)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내년부터 ‘칡덩굴 체계적 관리 전략’을 수립해 부서별 책임 방제 구역을 설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관리 주체가 불명확했던 중복 구간과 관리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재확산 우려 구간 예찰 강화, 방제 기록 카드 의무화, 데이터 구축 등도 이뤄진다.
올해 산림조합과 추진하려 했던 칡뿌리 수매 사업(kg당 2000원 안팎)은 활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돼 취소됐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제주의 칡은 즙 등 상품으로 재가공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와서다.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는 물리적 제거와 함께 화학적 제거법까지 병행하면서 제거 실적이 높았다”며 “제거 방법이 어느 정도 확립된 만큼 이제는 부서 간 벽을 허무는 협업과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칡덩굴 제거 사업을 비롯해 세미맹그로브숲 조성, 삼나무림 정비, 산림병해충 방재 등 산림, 정원 분야에 약 70억 원을 투입해 산림 생태계의 건강성을 높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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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