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 러, 우크라 보복 공격 시사
러시아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장거리 무인기(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국가 테러리즘’ 정책으로 전환한 것을 고려해 “종전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우크라가 논의한 종전안을 거부하겠단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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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관저 공격 시도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메시지에 충격을 받았고 말 그대로 분노했으며 ‘이런 미친 행동을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주지 않아 신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조작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형적인 러시아식 거짓말”이라며 “우크라이나 공격을 정당화하고 전쟁 종식에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태도를 정당화하기 위해 꾸며낸 완전한 날조”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대통령 관저 공격 주장을 명분으로 올 9월 자국 수도 키이우의 정부청사를 공격한 것과 유사한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 트럼프 “우크라 마음에 들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관저 공격 주장의 사실관계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도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의 관저 공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니 우크라이나도 공격을 할 순 있지만 상대국 정상이 머무는 집을 공격하는건 전혀 다른 문제고 지금은 그런 행동을 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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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 후 “종전 협상이 95%까지 됐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미 워싱턴에서 우크라 및 유럽 정상들과 추가 논의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에서도 미국은 15년의 기간을 제안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최대 50년을 원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향후 종전 협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의 대통령 관저 공격 시도 주장이 구소련 정보기관인 KGB식 정보 공작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판을 깨기 위한 러시아의 전략이라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대통령 관저 공격을 둔 논박이 협상 타결 기대감에 타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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