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약 싣는 배-부두 일대 타격 대규모 폭발…그 곳 더는 존재 안한다”
29일 미군이 공개한 영상에서 동태평양을 항해하는 마약 운반 의심 선박을 향해 미사일을 겨냥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첫 지상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미군 남부사령부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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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을 실어 나르는 배들을 적재하는 베네수엘라의 부두 지역에서 “대규모 폭발이 있었다”고 29일 밝혔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의 첫 지상 작전이 시행됐다는 점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같은 날 CNN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베네수엘라 해안의 한 부두 시설을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미국이 공습한 부두가 “마약을 배에 싣는 곳”이라며 “모든 배와 그 일대 자체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마약 소탕에 따른 정당한 공습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그 부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진행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베네수엘라 마약 선박들이 출발하는 “큰 시설을 제거했다”고 공개했다. 이번 발언은 사흘 전 발언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드론에 의해 진행된 이번 공습은 그동안 보도된 적 없는 작전”이라며 “베네수엘라 범죄 조직이 해당 해안의 외딴 부두에 마약을 보관하고 이를 선박에 실어 다른 지역으로 운송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해 미국이 이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다만, 공습 당시 해당 시설엔 아무도 없었기에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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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마두로 정권을 ‘외국 테러단체(FTO)’로 지정했고, 베네수엘라를 드나드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 봉쇄를 명령했다. 미국이 특정 국가의 정권을 FTO로 지정한 건 처음이었다. 이에 더해 이미 지상 작전까지 시행됐다는 사실을 직접 공개하면서 마두로 정권을 겨냥한 본격적인 군사 조치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압박 작전이 중대한 단계로 격상됐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들이 결국 반(反)미국·친(親)중국 성향의 마두로 정권이 스스로 물러나게끔 만들기 위한 ‘최대 압박’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