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성장 방해에 고사까지 4년간 1408㏊ 걷어냈지만 아직도 4000㏊ 넘게 남아 道, ‘관리 전략 수립’ 대응
제주에서 칡덩굴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 칡덩굴이 무차별 확산하면서 제주도는 내년부터 관리 전략을 세워 대응하기로 했다. 제주도 제공
여름철 하루에만 줄기가 30~40㎝ 자랄 만큼 생장력이 강한 칡덩굴은 현재 제주 산림부터 도로, 주택가까지 무차별 확산하고 있다. 심지어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성산일출봉 분화구에도 칡덩굴이 뒤덮이면서 올 10월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뿌리째 뽑힌 칡덩굴이 등장하기도 했다.
칡덩굴은 높은 곳으로 타고 올라가는 습성 탓에 큰 나무라도 한 번 엉키면 성장을 멈추고, 장기간 방치되면 고사까지 이른다. 과거 미국에서는 비탈진 언덕에 사방(沙防)용으로 칡을 심었지만, 숲 파괴, 화재 등 부작용으로 2000년대부터 유해 수종으로 지정해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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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향후 칡덩굴을 제거해야 할 면적이 4471㏊(조림지 2279㏊, 공원 녹지 1074.4㏊, 주요 도로변 1118㏊)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내년부터 ‘칡덩굴 체계적 관리 전략’을 수립해 부서별 책임 방제 구역을 설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관리 주체가 불명확했던 중복 구간과 관리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재확산 우려 구간 예찰 강화, 방제 기록 카드 의무화, 데이터 구축 등도 이뤄진다.
올해 산림조합과 추진하려 했던 칡뿌리 수매 사업(㎏당 2000원 안팎)은 활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돼 사업이 취소됐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제주의 칡은 즙 등 상품으로 재가공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와서다.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는 물리적 제거와 함께 화학적 제거법까지 병행하면서 제거 실적이 높았다”며 “제거 방법이 어느 정도 확립된 만큼 이제는 부서 간 벽을 허무는 협업과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칡덩굴 제거 사업을 비롯해 세미맹그로브숲 조성, 삼나무림 정비, 산림병해충 방재 등 산림, 정원 분야에 약 70억 원을 투입해 산림생태계의 건강성을 높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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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