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광고 로드중
자기소개서 작성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적극 활용되면서 지원자 간 변별력이 떨어지자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는 채용 과정 가운데 서류 전형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아사히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로토제약은 2027년 4월 신입사원 채용부터 자기소개서 기반의 서류 전형을 없애고,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원자는 희망 시간을 예약해 인사 담당자와 15분간 면담을 진행하며, 이후 심층 면접과 협업 과제 전형 등을 거쳐 최종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면접은 대면을 원칙으로 전국 8개 지역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로토제약은 “AI 활용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다. AI 활용으로 개성 있는 자기소개서가 사라지고 있는 만큼 대화를 통한 평가를 택하게 된 것”이라며 “선발 초기부터 직접 소통하면 지원자들의 기업 이해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광고 로드중
오사카부 소재 한 대학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은 “꼭 가고 싶은 회사가 아닐 땐 지원 동기를 쓸 때 AI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자기소개를 아예 AI에 맡기는 친구도 있다”고 했다.
서류 전형을 폐지하자 일부 중소기업에서는 지원자 증가 등 예상 밖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주방기기 제조업체 나카니시제작소는 지난해 10월 서류 전형을 폐지한 대신 적성검사 후 지원자 전원과 면담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통상 약 200명이던 지원자 수가 올해 신입 채용에서는 약 350명까지 늘었다. 서류 전형 폐지로 취업 준비생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데다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카니시제작소는 현재 약 20명 수준인 채용 인원을 내년 봄에는 5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채용 비용은 증가했지만 지원자들이 회사를 이해한 상태로 입사하게 됐다”며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서류 전형 폐지 흐름은 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기업도 채용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일본 통신·IT 기업인 소프트뱅크는 당초 자기소개서와 자기소개 영상을 함께 요구했으나, 올해 1월부터는 자기소개서 제출을 폐지했다. 지원자가 제출한 영상은 우선 AI가 분석해 합격·불합격을 판단하고, 탈락 판정을 받은 영상은 인사 담당자가 다시 검토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광고 로드중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