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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특혜-갑질 의혹 눈덩이 김병기… 이미 무너진 리더십

입력 | 2025-12-28 23:24:00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2.24/뉴스1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특혜·갑질 의혹이 꼬리를 물며 터져 나오고 있다. 김 원내대표가 국회 상임위 업무와 직접 관련된 기업에서 고액의 호텔 숙박권을 받아 사용한 정황부터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공공 의료기관에 가족의 특혜 진료를 요구했다는 의혹, 보좌진에게 국가정보원 직원인 장남의 업무를 대신하도록 했다는 증언까지 한둘이 아니다.

이런 상황이면 사실관계부터 분명히 밝힌 뒤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정반대다. 27일엔 김 원내대표의 아내가 2022년 김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카드를 유용했다는 증언이 담긴 통화 녹음이 공개됐다. 다른 사람도 아닌 당시 부의장 본인이 직접 언급한 내용인데도 김 원내대표는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도 액수가 알려진 것보다 적다고 반박했지만 상임위 업무 소관 기업에서 금품을 받은 그 자체가 부적절하다.

김 원내대표는 각종 의혹 제기가 제보자인 전직 보좌진의 사적 복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과 아내를 공격한 보좌진을 해고했더니 앙심을 품고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김 원내대표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김 원내대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쿠팡으로부터 고액의 식사를 대접받았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됐고, 보좌진이 동작구 보라매병원 행정실장에게 김 원내대표 아내와 장남의 빠른 진료를 요청하는 문자가 공개됐다. 김 원내대표가 차남의 예비군 훈련 연기 신청을 보좌진에게 시켰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의 원내 사령탑이다. 여당 의원들을 대표해 정부와 정책을 조율하고 입법 관련 의사 결정을 하며 야당과 협상도 진행해야 한다. 그런 그가 도덕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의혹들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조차 없다. 여당 의원들이 그를 신뢰하며 그가 내린 결정에 따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김 원내대표는 30일 입장을 내놓는다지만 이미 원내대표로서 리더십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더 이상 시간을 끌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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