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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후임 해수부 장관, 부산 인재로” 지방선거 앞 PK 민심 잡기

입력 | 2025-12-24 04:30:00

부산서 국무회의-해수부 개청식… 가덕도 신공항 등 지역 민원 강조도
“경박스럽게 말한다 비난 있지만… 혜택만 누리는 책임자 눈뜨고 못봐”
中 어선 불법조업에 “강력 제재”



부산 해양수산부 청사 문열어 이재명 대통령(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이 23일 부산 동구 수정동 해수부 청사에서 열린 현판 제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으로 사퇴한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의 후임에 대해 “가급적 부산 지역에서 인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부산을 찾아 “공석인 해양수산부 장관 후임으로 가급적 부산 지역에서 인재를 구해 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항 육성과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비롯해 해사법원 설립 등 부산지역 숙원 사업 해결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유력 부산시장 후보였던 전재수 의원이 통일교 연루 의혹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사퇴한 가운데,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민심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해수부 이전, 부산 도약 계기 될 것”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을 찾아 국무회의를 열고 해수부 부산 이전에 대해 “국토 균형 발전과 부산 도약의 중대한 시작점”이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차질 없이 진행해 준 직원들과 부산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국무회의가 부산에서 열린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오후에는 해수부 임시청사 개청식을 찾아 “해수부 청사 개청은 단순히 청사 하나를 부산으로 옮긴 것을 넘어 대한민국이 북극 항로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겠다는 웅대한 포부를 만천하에 밝히는 날”이라며 “대한민국이 국토와 바다를 더 넓게 쓰는 나라로 나아가겠다는 국가 균형 발전을 향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극 항로 개척과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 성장 전략을 실천하겠다는 절실함이 있었기 때문에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약속을 완수할 수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묵묵히 노력한 직원들에게 걸맞은 포상도 준비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차례에 걸쳐 부산 지역 발전을 위한 정부 사업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부산항을 세계 최대 항만으로 육성하고, 가덕도 신공항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2030년까지 부산에 해사법원을 설립해 해운과 관련된 법률과 금융, 보험 같은 관련 산업도 집적하고 육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에는 자본금 3조 원 규모, 운용자산 50조 원 규모의 동남권 투자공사와 해운거래소 설립도 추진해 부산이 아시아의 해운, 금융 허브로 도약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6개월 뒤 다시 업무보고 받을 것”

이 대통령은 이날 생중계로 진행된 해수부 업무보고에서는 공직사회를 향해 “일을 적당히 처리하는 모습이나 조직의 최고책임자가 그 자리에서 얻는 권위·명예·이익·혜택만 누리고 본질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은 눈 뜨고 못 봐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업무보고서에 자기가 쓴 글자의 의미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 자신이 책임질 문제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관료제의 특성을 보면 가장 큰 권한을 가진 사람이 가장 구시대적이다. 지위가 올라갈수록 현장에서 동떨어지는 것”이라며 “이런 사람에게는 부하들이 앞에서는 복종하지만, 뒤에서는 흉을 본다. 우리가 꼰대가 되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이날 역대 최초로 진행된 올해 ‘생중계 업무보고’도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은 “부처 장관들과 공공기관장들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인지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6개월 뒤에 다시 업무보고를 받으려고 한다. 그때는 또 다른 방식으로 체킹을 해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경박스럽게 장난스러운 말을 하나, 권위도 품격도 없다는 비난도 나왔다”면서도 “세상 일에는 양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심을 끌어올린 것이 성과”라고 주장했다. 질책 위주의 업무보고가 이뤄졌다는 지적에는 “제 아내도 그렇고 ‘잘한 걸 칭찬을 자꾸 해야지 문제 있는 것만 지적하면 되냐’고 야단치는데, 잘한 걸 칭찬하려면 너무 많아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해양경찰청에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과 관련해 “최대한 나포하라고 지시했는데, 지금은 어떠냐”며 강도 높은 단속을 주문했다. 이어 단속 저항 행태에 대해 “그거 아주 못됐잖나. 불법을 감행하며 단속을 피하려고 쇠창살을 만들고 위협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라며 “좀 더 강력하게 제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해군이 (불법조업) 어선을 몇 척 격침하니 (인도네시아 영해로) 아예 안 왔다고 한다”며 “한국 해역에 들어가서 불법조업하면 돈도 엄청나게 뺏기고 구류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시켜야 한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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