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PD 기소유예 취소 결정
헌재가 정인이 얼굴을 방송한 PD의 기소유예를 취소했다. 진상 규명이 아동의 이익에 부합하며, 학대 확인을 위한 노출은 정당행위라는 판단이다. 검찰 처분이 PD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결정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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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로 숨진 16개월 아동 ‘정인이’를 방송에 공개한 PD의 기소유예 처분이 취소됐다. 헌재는 가해자를 엄벌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피해 아동의 이익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 18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보도금지 의무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SBS 시사교양국 PD 이 모 씨의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취소 결정을 내렸다.
기소유예란 죄는 인정되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전과 기록은 남지 않지만, 수사 경력 자료에는 일정 기간 기록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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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 씨는 2023년 9월 검찰의 처분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언론중재법에 근거해 공익적 목적으로 보도한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 “모자이크 하면 확인 불가능”…정당행위 판단
SBS ‘그것이 알고싶다’ 중 ‘정인이’가 공개된 장면. 유튜브 그것이 알고싶다 갈무리
헌재는 “피해아동(정인이)의 얼굴을 모자이크 등 편집 없이 그대로 노출했고 이 부분이 구성요건적 행위로서 고발 내용의 핵심으로 보인다”면서도 “만일 피해아동의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를 할 경우 멍이나 표정, 피부 등을 구별할 수 없고, 수사기관이 학대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없었을 것”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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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해자 엄벌이 피해 아동 위한 길”
입양한 16개월 여아 정인이를 학대 끝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의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들이 정인이에게 보내는 메세지를 적고 있다. 뉴시스
오히려 아동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헌재는 ”사건의 진상이 충분히 조사되고 규명돼 가해자가 책임에 부합하는 처벌을 받는 게 피해아동의 입장에서 가장 큰 이익이다“며 ”이 사건 방송은 아동학대 범죄의 잔혹성을 고발하고 처벌을 촉구하는 한편, 예방안 등을 공론화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으로 제작됐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방송 이후 정인이의 양모는 아동학대치사에서 형량이 더 무거운 ‘살인’ 혐의로 죄목이 변경됐다. 제도적으로도 아동학대 예방과 처벌에 관한 보완이 이루어지는 등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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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