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2025.8.11/뉴스1
올해 연간 수출액이 이달 20일 기준 6831억 달러(약 1011조 원)를 넘어 사상 첫 700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발 관세 충격 등 통상 여건 악화에도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액은 오히려 줄어들드는 등 수출의 반도체 편중 현상도 심해졌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올해 누적 수출액은 6831억4600만 달러(잠정치)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한 수치다. 기존 역대 최대 연간 수출액인 지난해 6836억949만 달러보다 약 5억 달러 차이라 역대 최대 연간 수출액 경신이 확실시된다. 이달 하루 평균 수출액이 약 26억 달러였기 때문이다. 이대로면 사상 첫 연간 수출액 7000억 달러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올해 수출이 이처럼 호조를 보인 건 인공지능(AI) 덕분에 수요가 크게 늘어난 반도체 수출이 덕분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글로벌 수요가 탄탄하고,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반도체 월간 수출액은 4차례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올해를 한 달 앞둔 11월 반도체 누적 수출액은 1526억 달러로 기존 최대였던 지난해 수출액(1419억 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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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뺀 품목 수출액, 작년보다 1.5% 줄어
4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12.4/뉴스1
사상 최대 수출로 달러가 들어와도 정작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상승세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480.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480원을 넘긴 것은 올해 4월 9일(1484.1원) 이후 8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올해 4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부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했던 시기였지만 현재는 대내외 이슈가 안정화되고 수출도 상승세인데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로써 이달 1~22일 월간 평균 원-달러 환율도 1421.40원으로 치솟았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의 기준금리가 최근 0.75%로 올랐음에도 엔화 약세가 이어지자 원화도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모습”이라며 “정부에서 환율 안정 대책을 연일 내놨지만 효과를 발휘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