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과학저널 ‘사이언스’ 발표… 상반기 처음으로 발전량 역전 전력 증가분 55%가 中서 생산… “산업혁명 버금갈 에너지 전환”
기후위기 해법으로 각광받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올해 처음으로 화석연료 에너지 발전량을 앞질렀다. 이에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2025년 ‘올해의 획기적인 성과(Breakthrough of the Year)’로 재생에너지를 선정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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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가 2025년 ‘올해의 획기적인 성과(Breakthrough of the Year)’로 재생에너지를 선정했다. 기후위기와 함께 오랜 기간 화두였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올해 처음으로 화석연료 에너지 발전량을 앞질렀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사이언스는 18일(현지 시간) 올해의 획기적인 성과로 재생에너지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이언스는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에 의존해 왔으며 유한 자원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기후 온난화를 가속화했다”며 “2025년은 이런 패러다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 해”라고 평가했다.
앞서 10월 영국의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2025년 상반기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사상 처음으로 석탄 발전량을 앞질렀다는 내용의 ‘2025년 글로벌 전력 중간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엠버의 분석에 따르면 풍력과 태양광을 포함한 재생에너지원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에서 5072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했다. 같은 기간 석탄 발전량 4896TWh를 넘어서는 수치다. 인류가 석탄 중심의 전력 구조를 벗어나는 첫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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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도했다. 세계 최대 전력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화석연료 발전량을 2% 줄이고 태양광 발전량을 43%, 풍력 발전량을 16% 확대했다. 올해 상반기 세계 태양광 발전량 증가분 중 55%가 중국의 몫이다. 인도는 풍력 발전량을 29%, 태양광 발전량을 31% 늘리며 석탄 및 가스 사용량을 3.1% 감축하는 데 기여했다.
현재 중국은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리튬 배터리 저장 장치 등 재생에너지 관련 장치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덕분에 널리 보급된 소규모 옥상 태양광 시스템이 유럽, 남아시아 등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사이언스는 “중국에서는 재생에너지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속도를 늦추는 데 효과를 보여 기후 온난화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며 “효율적인 태양전지와 배터리 화학 기술 등에서 중국이 기술을 더 혁신한다면 재생에너지의 보급 범위와 효율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문제도 남아 있다. 여전히 석탄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나라가 있고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받아서 보내고 저장할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도 있다. 미국을 포함해 일부 국가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에 반대하거나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엠버의 2025년 글로벌 전력 중간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오히려 화석연료 발전이 늘었다. 올해 초 석탄 생산 확대를 목표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석탄 화력 발전소 지원을 재차 약속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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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