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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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크 코리아(PEAK KOREA) / 백우열 지음/ 376쪽·2만3000원·현암사
최근 미국 유력 매체는 한국을 202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 7위로 선정했다. 글로벌 뷰티와 미디어, 콘텐츠 산업 전반에 ‘K-’라는 접두어가 자연스럽게 붙는 현실 역시 한국의 위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저출산·고령화, 경제 안보 위협, R&D 인재 유출 등 구조적 문제들이 동시에 심화되며 이른바 ‘피크 코리아(Peak Korea)’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이 2020년대 중후반에 맞닥뜨린 국력 성장의 한계와 정체, 나아가 하락 가능성을 정치체제, 국가사회 구조, 경제·산업, 국방·군사 등 네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단순한 위기 진단에 그치지 않고, 이를 돌파하기 위한 국가 전략의 새로운 모델과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피크 코리아』는 현재의 한국을 냉정하게 진단하면서도, 다가올 2030년대를 향해 다시 성장 곡선을 우상향으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오늘의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앞으로의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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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디외의 명저 ‘구별짓기’는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취향이 바뀐다는 것을 실증했다. 확실히, 누군가에게 예술은 고귀하신 갤러리 문턱을 넘어야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일 수 있다. 하지만 신간 ‘걷다가 예술’이 바라보는 예술은 결코 그렇지 않다.
현직 문화부 기자인 저자가 쓴 이 책은 거리의 조각상부터 자연 공원, 심지어는 백화점 건물 그 자체까지, 우리 곁에 숨은 거장들의 작품 23점을 소개한다. 석촌 호수의 ‘러버덕’이 왜 포용을 상징하는지,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매일 펼쳐지는 생명과 죽음은 무엇인지, 강릉 경포대의 랜드마크 ‘씨마크 호텔’이 왜 그렇게 하얀 색이어야만 했는지—저자는 기자의 시선으로 쉽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생생한 현장 기록이다. 저자는 제프 쿤스, 쿠마 켄고 등 세계적 예술가들을 직접 인터뷰해 그들의 삶과 고뇌를 담았다.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거장이 된 이들의 사연을 읽다 보면, 예술은 결국 난해한 암호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사람 이야기’임을 깨닫게 된다.
예술을 향유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높은 안목이나 경제력이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는 열린 마음이다. 갤러리 문턱이 높게만 느껴졌던 이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매일 걷던 익숙한 거리에서 예술이 당신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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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