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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상(丞相)의 사당을 어디서 찾을거나. 금관성 밖 잣나무 우거진 곳이라네.
계단에 비친 푸른 풀엔 저 홀로 봄빛 넘치고, 나뭇잎 새 꾀꼬리 울음 한갓되이 곱구나.
삼고초려 잦은 발길에 천하 계책을 내놓았고, 두 임금을 섬기며 늙도록 충성을 다하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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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丞相祠堂何處尋, 錦官城外柏森森. 映階碧草自春色, 隔葉黃鸝空好音.
三顧頻煩天下計, 兩朝開濟老臣心. 出師未捷身先死, 長使英雄淚滿襟.)
―‘촉나라 승상(촉상·蜀相)’ 두보(杜甫·712∼770)
촉나라 승상 제갈량(諸葛亮)을 모신 무후사(武侯祠)를 찾은 시인. 봄빛은 찬란하나 심사는 울울하다. 돌계단의 풀빛이 푸르러도 찾는 이 없고, 꾀꼬리의 고운 노래는 나뭇잎 사이에서 허허롭다. 생명력을 반복하는 자연과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영웅, 그 대비가 더한층 적막감을 돋운다. 그 고요 속에서 시인은 제갈량의 지난 시간을 더듬는다. 유비(劉備)의 삼고초려로 시작된 인연, 한실(漢室)을 중흥하고 북벌의 꿈을 품었던 그의 계책, 위기 속에서 국정을 버티게 했던 꾸준한 헌신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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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