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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면’ 수출 힘입어 11년 연속 훨훨… 해외 성장에도 라면업계 희비

입력 | 2025-12-17 17:03:00

라면 수출액 2조 원… 작년 연간 수출액 넘어서
삼양·농심, 해외매출 비중 지속 확대
오뚜기, 나홀로 수익성 악화… 영토 확장 드라이브




K-라면이 11년 연속으로 수출액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필두로 수출기업 반열에 올랐으며, 농심도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이하 케데헌)’와 신라면의 협업으로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오뚜기는 내수 부진에 갇힌 모습이다.

1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11월 누적 라면 수출액은 13억8178만달러(약 2조400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지난해 연간 수출액인 12억4839만달러(1조8500억원)를 넘어섰다.

K-라면 수출액은 지난 2015년 2억1880만달러(약 3200억 원) 이후 11년 연속으로 늘고 있다. 특히 K-팝과 드라마 등 K-컬처 전반이 글로벌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수출액 상승 그래프가 더욱 가팔라졌다.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진열된 ‘불닭볶음면’. 뉴스1


K-라면 열풍의 중심에는 삼양식품이 있다. 삼양식품은 ‘붉은 반도체’ 또는 ‘면도체’라고도 불리는 불닭볶음면을 바탕으로 매년 성장세에 있다. 실제로 2020년 수출액 3703억 원에서 2021년 3885억 원, 2022년 6050억 원, 2023년 8093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1조3359억 원까지 늘었다. 올해 3분기에는 5105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57%에서 2021년 61%, 2022년 67%, 2023년 68%, 지난해 77%로 매년 커졌다. 올 3분기에는 81%까지 확대됐다.

농심은 ‘K-라면=신라면’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미 2000년부터 중국과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한 농심 신라면은 케데헌 열풍에 빠르게 편승하며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또 최근에는 아이돌그룹 에스파를 첫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 영국의 유명 팝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대표 인기곡 ‘Spice up your life’를 배경 음악으로 삼은 광고를 미국·중국·일본·유럽·동남아 등 주요 수출국에 송출할 계획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농심 신라면의 해외매출은 9500억~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 전체 매출(올해 1~3분기 2조6319억 원)에서 신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량이며, 신라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60% 초반대다. 해외매출 성장률도 2023년과 지난해 각각 15% 수준에서 올해는 20% 안팎으로 예상된다.

오뚜기가 원재료 가격 인상과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인건비, 물류비에 1일 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1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반면 내수 의존도가 높은 오뚜기는 수익성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9555억 원으로 5.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53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과 농심의 영업이익이 각각 1309억 원, 544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0%, 44.6%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뚜기 측은 원가 부담 확대와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판촉비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내수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뚜기의 글로벌 수요 대응이 경쟁사 대비 더뎠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오뚜기의 해외매출은 2961억 원이다. 전년 동기대비 14.3% 늘었으나, 비중으로는 전체의 10.7%에 그쳤다.

현재는 오뚜기도 글로벌 영토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23년 생산법인 오뚜기푸드아메리카를 출범했으며, 지난해 말 미국 캘리포니아 라마리다 지역 부지를 확보해 2027년 완공 목표로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또한 진라면에 이어 치즈라면까지 미국 코스트코에 입점시키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토대로 2030년 글로벌 매출 1조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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