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 명 모인 유대인 행사장에서 무장 용의자 2명 10여분간 총기 난사 시민이 총기 빼앗아 더 큰 피해 막아 유대인 겨냥 테러 가능성, 폭발물 발견 29명 병원 이송, 희생자 늘어날듯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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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동부의 유명 관광지인 본다이 비치에서 14일 용의자 2명이 총기 난사를 벌여 어린이, 경찰 등 최소 12명(용의자 1명 포함)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쳤다.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들도 많아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기 난사가 벌어진 본다이 비치에선 유대인의 주요 명절인 ‘하누카’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에 따라 호주 경찰당국은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테러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는 이날 국가안보회의(NSC)를 긴급 소집했다.
● “시드니 유대인 공동체 표적으로 삼은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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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동부 유명 해변 휴양지 본다이비치에서 14일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신화통신과 AFP 통신, A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40분(한국시간 4시40분)께 본다이비치 중심가 캠벨 퍼레이드 인근에서 무장한 용의자 2명이 총기를 발사했다. ‘X’ 캡처
현재까지 사망자는 어린이를 포함해 총 12명으로 집계됐다. 호주 유대교 단체 차바드에 따르면 숨진 피해자 중에는 유대교 랍비도 포함됐다.
당국은 사건 현장 인근의 용의자 관련 차량에서 여러 개의 사제 폭발 장치도 발견했다. 보행자 다리 아래에도 폭탄이 설치됐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서 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호주 경찰은 “현장에 있다면 즉시 대피하고, 본다이 비치로 접근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말 래넌 사우스웨일스주 경찰청장은 2명 외 다른 범인이 더 있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로선 확정적인 발언을 할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사건이 벌어진 본다이 비치에선 오후 5시부터 유대인들의 제2성전 재건을 기념하는 전통 명절인 ‘하누카’ 기념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이날 행사를 위해 약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현장에 모여있었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시드니의 유대인 공동체를 표적으로 삼아 계획된 것”이라며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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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한 시민이 총격 용의자를 제압하는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확산되고 있다. 흰색 반팔을 입은 남성이 총격범이 방심한 틈을 타, 그를 기습해 총기를 빼앗은 것. 무장 해제된 용의자는 당황한 채 자리를 떴다. 이 남성은 용의자를 쏘진 않고 손을 들어 경찰에 신호를 보냈다. 이 용의자가 사망한 용의자인 혹은 체포된 용의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크리스 민스 뉴사우스웨일스 주총리는 “총격범을 제압한 용감한 시민 덕분에 오늘 많은 이들이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 대통령 “반유대주의 물결 맞서 싸울 것”
이날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호주 유대인에 대한 공격은 모든 호주인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다이 비치의 참혹한 상황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 민스 주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밤이 이 끔찍하고 사악한 공격으로 산산조각 났다”며 “오늘 밤 호주의 유대인 공동체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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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