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5.12.11/뉴스1
● 경찰, 뇌물죄 혐의도 적용, 강제수사 검토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전담수사팀은 전날 윤 전 본부장을 접견한 내용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으로부터 받은 사건기록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사건 기록에는 전 전 장관과 임 전 의원, 김 전 의원이 금품을 수수한 혐의자로 적시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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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경찰의 수사 초점은 실제 이들이 윤 전 본부장의 진술대로 금품을 제공받았는지, 특정 대가를 기대하고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대가성이 있는 청탁 가능성이 있어 뇌물죄까지 적용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전 장관 등은 일제히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전 전 장관은 “불법적 금품 수수 얘기는 명백하게 아주 강하게 사실무근”이라며 “불법적인 어떤 금품 수수도 단연코 없었다”고 밝혔다. 임 전 의원도 “(돈을 받은 게) 있다면 있다고 하는데 정말 없다”고 했다. 김 전 의원 또한 윤 전 본부장과의 관계에 대해 “전화도 한 번 한 적 없다”며 금품 지원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수사팀은 11일 국민의힘이 통일교 금품지원 의혹과 관련해 민중기 특검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건도 이첩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 윤영호 “금품 제공 말도 안돼, 그런 진술 한 적 없다” 발 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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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2025.7.30/뉴스1
그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만난 적도 없는 분들에게 금품을 제공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간에 회자되는 부분도 제 의도와는 전혀 (관계 없다), 저는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도 밝혔다. 다만 자신의 어떠한 진술에 대해서 부인을 하는 것인지는 추가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윤 전 본부장은 또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에게 다 접근했다’는 진술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는 취지의 특검 칠문에 즉답을 피하는 대신 “유도 심문에 가까웠다”고도 했다.
윤 전 본부장은 5일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민주당 금품 수수 의혹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후 10일로 예정된 자신의 결심 공판에서 금품 제공의혹과 관련된 추가 폭로를 이어가겠다는 예고했다. 하지만 결심 공판에서 아무것도 밝히지 않고 침묵한 데 대해 이어 아예 기존 진술을 뒤엎는 듯한 발언까지 한 것이다. 통일교 내부에선 “윤 전 본부장 자신이 공여자로 추가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진화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조승연 기자 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