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업무보고…쿠팡 겨냥한 듯 “경제제재 너무 약해서 법위반 밥먹듯 태도 보면 ‘뭐 어쩔건데’ 느낌 들어”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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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잇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기업들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받아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경희 개인정보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중대·반복 사고에 대해서는 최대 1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추이는 2022년 489만 건에서 올해 11월까지 1억여 건으로 3년 만에 약 20배 증가했다. 송 위원장은 “사고는 더 크고 더 빠르게 더 자주 발생하지만 그에 맞는 책임과 제재는 미흡한 실정”이라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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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위원장이 “법에는 과징금 산정을 전체 매출의 3%, 시행령 따라 내려가서는 직전 3개년 매출액 평균으로 돼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갈수록 약해진다”며 “시행령을 일단 고치자. 3개년 중에서 제일 (매출이) 높은 연도의 3%”라고 지시했다. 송 위원장은 이 대통령 말에 동의하며 “바로 그렇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제재들이 너무 약해서 법 위반을 밥 먹듯이 하고 위반해도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며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태도를 보면 ‘뭐 어쩔건데?’ 느낌이 든다. 위반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며 “위반하지 않기 위한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데 그런 게 안 보인다. 위반해 국민께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하고 회사 망한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고 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 도난·유출 시 기업에는 전체 매출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개인정보위는 230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낸 SK텔레콤에 8월 과징금 1348억9100만 원을 부과했다. 쿠팡은 최근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지난해 매출(약 41조 원) 규모를 고려하면 과징금이 최대 1조2000억 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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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