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관중) 1위 구단이 되겠다.”
권철근 OK저축은행 단장은 올해 6월 24일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은 뒤 이렇게 말했습니다.
8일 현재까지 저 말은 거짓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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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체육관을 가득 채운 프로배구 팬. OK저축은행 제공
안산 상록수체육관을 안방으로 쓰던 지난 시즌(1522명)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이번 시즌 2위인 여자부 흥국생명(2955명)과 비교해도 10% 이상 많은 인원입니다.
적어도 이번 시즌에는 ‘개업발’이 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게다가 남자부 2위 현대캐피탈(2750명)보다 관중 숫자가 18.2% 많아 남자부 1위는 안정권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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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임시 안방 구장 경민대 기념관은 1877석 규모
이번 시즌에 관중이 1000명도 찾지 않은 경기가 두 번 있었는데 모두 한국전력 안방경기였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지난달 6일(654명)과 이달 5일(837명) 경기 모두 상대 팀이 OK저축은행이었습니다.
한국전력과 수원체육관을 안방으로 함께 쓰는 여자부 현대건설 경기에는 거의 두 배 많은 2118명이 찾고 있습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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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 인구는 약 13만6000명 정도로 수원시(약 119만 명)와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전력도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건 아닐까요?
권철근 OK저축은행 단장. OK저축은행 제공
반면 김철수 한국전력 단장은 같은 팀에서 선수, 코치, 감독을 모두 지낸 ‘배구인 출신’입니다.
권 단장은 성과에 따라 언제 옷을 벗을지 모르는 ‘김 부장’ 신세입니다.
김 단장은 실업배구 시절 사원 신분으로 한국전력에 입사해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마 안 될 겁니다.
그래도 남자부 인기가 땅에 떨어졌다는 소리가 들린 지 한두 시즌이 아닙니다.
‘사슬은 가장 약한 고리보다 강할 수 없다(A chain is no stronger than its weakest link)’는 영어 속담을 떠올릴 때가 된 건 아닐까요?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