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홍콩 타이포 지역 왕 푹 콕 아파트 단지 화재 현장 모습. 뉴스1 2025.11.28 ⓒ News1
광고 로드중
홍콩 북부 고층 아파트 화재 참사로 최소 159명이 사망한 가운데, 3개월 된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필사적으로 살린 필리핀 가사도우미의 사연이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필리핀 출신 로도라 알카라즈(27)는 지난달 25일 홍콩에 입국해 타이포 지역 웡 푹 코트 아파트에서 곧바로 가사도우미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다음 날인 26일, 알카라즈는 불길이 치솟는 아파트 안에 갇혔다. 홍콩에서 77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화재 참사 피해자가 됐다.
당시 그는 집주인 여성과 생후 3개월 된 아기와 함께 있었고, 화재 발생 4시간 만에 홍콩 당국이 화재 경보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격상할 만큼 불은 빠르게 번지기 시작했다.
광고 로드중
그러나 알카리즈는 구조 당시 의식을 잃은 상태였으며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말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굳은 음식을 먹지도 못하는 심각한 상태다. 정맥 주사로 액체 음식을 공급받고 있으며, 필수 약물도 투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친척들은 알카리즈가 다섯 살 딸아이의 엄마였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알카리즈의 동생은 “누나는 어린 동생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카타르에서도 몇 년간 일했다”고 전했다. 이어 “작은 상점과 회사, 가사도우미로 일해왔다. 그저 돈을 벌어 우리를 부양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이 같은 사연이 전해지자 홍콩은 물론 필리핀 현지에서도 그가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