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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관련 “北에 사과 생각 있지만, 자칫 종북몰이 소재 될까 차마 말못해”

입력 | 2025-12-04 03:00:00

[李, 외신 기자회견]
‘前정부의 北공격 유도’ 사과 질문에
李 “내 마음 들여다봤나… 속 들켜”
‘한미훈련 축소 논의’ 가능성 시사



이재명 대통령이 비상계엄 1년을 맞은 3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2.3.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대남 공격을 유도하기 위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의혹에 대해 “(북한에) 사과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자칫 잘못하면 소위 종북몰이, 정치적 이념 대결의 소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차마 말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대북 전단 살포 등 전 정부의 전쟁 유도 행위를 국가 차원에서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종북몰이’에 대한 우려 등을 언급한 뒤 “물어보니까 다행스럽다 싶으면서 속을 들켰다 싶은 생각도 든다. 이 정도로 끝내겠다”며 웃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비상계엄 선포 직전인 지난해 11월까지 국군심리전단을 동원해 대형 풍선을 띄워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첨부하며 “계엄 명분으로 전쟁을 개시하려고, 군대를 시켜 북한에 풍선까지 날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한미 연합훈련 축소 등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 문제도 필요하다면, 미국의 전략적 레버리지(지렛대)에 도움이 된다면 논의하고 고민할 수 있다고 말해 주는 것 자체가 협상 여건을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된 약 10명에 달하는 한국 국민의 석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엔 “처음 듣는 얘기”라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한국 국민이 잡혀 있다는 게 맞느냐. 언제 어떤 경위냐”고 묻기도 했다. 이어 “아주 오래전에 벌어진 일이어서 개별적 정보가 부족하다. 상황을 조금 더 알아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3∼2017년 선교사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와 한국 국적의 탈북민 3명 등 한국인 6명을 억류했다. 위 실장은 이날 미국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북한과의 협의를 포함하여 한국 국민의 석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비전향장기수를 북한으로 송환할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진영 씨는 “아빠의 생사 여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정부이고 기댈 곳은 정부뿐인데 기대가 허공으로 날아가는 기분”이라며 “비전향 장기수 송환과 연계한다고 했는데 별개의 사안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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