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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인천 글로벌시티 상대로 추가 공사비 소송 제기해 인천 현안 사업 차질

입력 | 2025-12-04 09:49:11


인천 중구 영종도 미단시티에 들어서는 위컴 애비 국제학교 조감도. 포스코이앤씨의 공사비 증액 소송으로 특수목적법인 인천글로벌시티의 지질조사 등 필수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국내 건설사인 포스코이앤씨가 인천시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을 상대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뒤 신탁 계좌까지 묶어 두면서, 인천 주요 현안 사업들이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사업 지연이 길어질 경우 추가 재정 부담뿐 아니라 지역 개발 일정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천 송도에서 재외동포가 거주할 아파트(글로벌타운 3단계)와 영종 국제학교 ‘위컴 애비’ 조성 공사를 맡은 ㈜인천글로벌시티는 인천시가 시민 세금으로 100% 출자한 공공개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그러나 포스코이앤씨가 인천글로벌시티의 신탁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면서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집행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포스코이앤씨는 인천글로벌시티가 발주한 송도 아메리칸다운 2단계 사업의 시공사로, 급격한 물가 상승과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지난해 7월 애초 계약 금액 3314억 원 외에 1026억 원의 추가 공사비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신탁 계좌를 동결해 발주처가 사용 가능한 자금 흐름 자체가 막히면서 현안 사업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영종에 들어설 위컴 애비 국제학교 건립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인천글로벌시티는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올해 9~10월 반드시 진행해야 했던 용지 지질조사와 현황 측량을 하지 못했다고 4일 밝혔다. 학교 설립 일정이 미뤄지면 교육 수요 대응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도국제도시 11-1공구에서 추진 중인 글로벌타운 사업 역시 자금 집행이 막히면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총 1700세대 규모의 재외동포 전용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으로, 지상 44층·지하 2층 규모의 대형 개발이다. 하지만 신탁 계좌가 묶이면서 설계비를 포함한 각종 용역비 선집행도 어려워졌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신탁 계좌에 자금이 있음에도 기본 용역비조차 마련하지 못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은행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매달 이자만 1900만 원이 발생해 추가 비용 부담이 누적되는 상황이다.

사업을 총괄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이 지연될 경우 영종 국제학교 건립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타운 3단계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국제학교 건축비 1500억 원을 조달하기로 인천경제청과 인천글로벌시티가 협약했기 때문이다. 한 사업의 지연이 다른 핵심 사업의 재원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7일 글로벌타운 3단계 용지 중도금 대출(약 1700억 원)에 대한 6개월 치 이자(약 30억 원)만 신탁 계좌에서 인출하는 데 동의했다. 다만 나머지 공사비 관련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인천글로벌시티 관계자는 “시공사의 소송과 신탁 계좌 동결로 기본적인 사업 추진조차 막히고 있다”며 “사업이 계속 지연될 경우 막대한 추가 비용이 발생해 시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물가 상승과 설계 변경 등 불가피한 요인으로 공사비 증액이 필요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발주처와 원만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이앤씨는 전국적으로 20건 이상의 사업장에서 추가 공사대금 등을 둘러싼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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