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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장에 갇힌 파바로티 동상…유족 “무례하다” 분통

입력 | 2025-12-03 23:08:00

사진=엑스(X·구 트위터)


이탈리아에서 세계적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동상이 스케이트장 시설에 갇히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며 유족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르 피가로’에 따르면 2007년 세상을 떠난 파바로티를 기리기 위해 지난해 공개된 청동상은 마르케주 페사로 시가 겨울철을 맞아 설치한 임시 야외 스케이트장의 기초 구조물에 무릎까지 파묻힌 모습으로 드러났다.

이를 본 파바로티의 부인 니콜레타 만토바니는 지역 신문 일 레스토 델 칼리노와의 인터뷰에서 “도시가 이런 일을 허용했다는 사실이 유감스럽다. 남편의 이미지와 그가 받아야 할 존중을 훼손했다”며 “추하고, 무례하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한 분노를 표했다.

페사로 명예시민이기도 했던 만토바니는 동상이 스케이트장 바닥 구조물에 갇힌 사진이 SNS에 올라왔다며 “완전히 충격을 받았고,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남편이 조롱당하고 있다”고 했다.

페사로 시장인 안드레아 비안치니가 스케이트장 사진을 SNS에 올리며 시민들에게 “파바로티 동상과 ‘하이파이브’ 하라”고 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확산됐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비안치니 시장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파바로티 동상이 스케이트장 설비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었다”며 고의성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 당국은 스케이트장이 12월 6일 개장을 앞두고 있어 지금 철거하거나 동상을 옮기기에는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 레스토 델 칼리노는 “파바로티가 마치 잘못된 장소에 떨어진 연극 속 인물처럼, 이제는 스케이트 타는 이들을 지휘하게 생겼다”며 이번 사태를 꼬집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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