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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륜, 가야금산조 여섯바탕 ‘작은 판’…30년 완주 기록 한자리에

입력 | 2025-12-03 10:47:00

공연 포스터. 사진=A&A



가야금 연주자 김일륜이 가야금산조 여섯 바탕을 한 무대에서 짧은풀이로 선보이는 특별 공연을 연다.

오는 14일 오후 5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리는 〈김일윤의 가야금산조 여섯바탕 ‘작은판’〉은 현재까지 전승·연주되는 여섯바탕 산조(최옥삼류·황병기류·성금연류·김병호류·김죽파류·신관용류)를 김일륜이 한 자리에서 모두 연주하는 이례적인 시도로, 그가 지난 30년(1994~2023)간 11차례 완주해 온 산조 여정을 농축한 ‘요약판’이자 기록적 도전이다.

가야금을 연주한 지 50년이 넘은 김일륜에게 산조 여섯바탕은 일생을 관통하는 수련의 교과서였다. 어린 시절 처음 품었던 성금연류, 대학 시절 빠져들었던 최옥삼류, 마음을 다잡아준 신관용류, 스승의 악보 채보를 돕다 배운 김죽파류, 황병기 명인을 만나 습득한 황병기류, 박사과정에서 완성해낸 김병호류까지, 각 유파는 서로 다른 미감을 지니면서도 그에게는 연주자로서의 길을 열어준 동반자였다.

김일륜은 공연을 통해 유파별 개성을 섞지 않고 ‘각기 다르게, 그러나 전체가 하나로 이어지는’ 산조의 구조적 묘미를 보여줄 예정이다. 19세기 이후 기악 독주곡으로 발전한 가야금산조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관통하는 무대로, 후학들에겐 전통예술의 정수를 체감할 수 있는 귀한 마중물이 되어 세대와 세대를 잇는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야금 연주자 김일륜. 사진=A&A



이번 공연은 장구 연주자 이태백(목원대 교수)이 반주로 함께하며, 김일륜의 오랜 동료이자 숙명여대 교수인 송혜진이 해설을 맡아 작품의 배경과 음악적 특징을 풀어낼 예정이다.

한편 김일륜은 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 교수로서, 25회의 독주회를 통해 전통과 창작을 아우르는 폭넓은 연주 세계를 구축해왔다. 2022년에는 산조·정악·창작·앙상블을 망라한 12CD 전집 〈길〉을 발표하며, 현대 가야금 음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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