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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역서 정상까지 5분…서울시 ‘남산 곤돌라’ 2027년 설치

입력 | 2025-12-02 15:48:00

남산 케이블카 업체 소송 제기에도
남산 활성화 핵심 과제에 포함시켜




남산 곤돌라 캐빈 조성(안). 2024.10.11.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64년간 독점 운영되고 있는 남산 케이블카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남산 곤돌라’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2일 남산 접근성 개선과 생태·경관 재정비를 골자로 한 ‘더 좋은 남산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곤돌라 설치를 핵심 과제로 다시 명확히 했다.

서울시는 명동역에서 남산 정상까지 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곤돌라를 2027년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기존 케이블카의 노후 문제·혼잡도·접근성 한계를 해소하고,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도 남산에 쉽게 오를 수 있는 교통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전날(1일) 대통령실도 남산 케이블카 문제를 정면으로 언급하며 개선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산 케이블카 서비스 품질에 대한 시민 불만이 많다”며 “뿌리는 1961년 특혜성 사업 면허가 60년 넘게 유지된 구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간 수백억 매출이 보장되는데 국유재산 사용료가 시세와 맞지 않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남산 케이블카는 한국삭도공업이 1961년 정부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은 이후 3대에 걸쳐 64년째 단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9억 원, 국유지 사용료는 1억 원대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케이블카 독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남산 곤돌라 도입 계획을 발표했지만, 한국삭도공업은 서울시의 용도지역 변경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판결은 오는 19일 선고된다.

서울 중구 회현동 남산에서 케이블카가 운행하고 있다. 2014.8.13/뉴스1

한편 서울시는 남산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활성화 계획도 함께 내놨다. 계획에 따르면 시는 명동역 북측숲길과 북측숲길, 하늘숲길을 1.9km 규모로 연결해 쾌적한 산책 동선을 확보하고, 남산 정상에는 사방이 열리는 360도 전망대를 새로 조성한다. 낮과 밤 모두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즐길 수 있는 체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남산 곳곳의 조망거점 8곳도 촬영형·체류형·생태형으로 구분해 재정비한다. 예장자락 경관을 가려온 서울소방재난본부 건물은 철거하고, 해당 부지는 남산 생태를 기록하는 아카이브 공간으로 조성한다. 폐약수터 복원, 소나무림 보전 확대 등 생태 회복 사업도 병행된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응해 예장·회현에 안내센터 2곳을 새로 설치하고, 안내판을 5개 국어로 확대한다. 한양도성 탐방, 외국어 도보해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기반 체험형 프로그램 등 관광 콘텐츠도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곤돌라 운영 수익을 남산 복원과 여가 공간 확충에 재투자하는 ‘생태·여가 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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