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10회 여론조사비, 후원자 대납” 吳 “증거 없어, 정적 제거 숙청도구” 당규엔 ‘정치자금 기소’ 공천 금지 윤리위서 ‘상당 이유’ 판단땐 가능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1일 오후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힌 가운데 오 시장이 이날 특검의 기소 소식을 들은 직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온도탑 점등식에 참석해 앉아 있다. 오 시장은 “제대로 된 증거가 하나도 없는 무리한 짜맞추기 기소”라며 반발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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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1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오 시장이 “대한민국 사법권이 정적을 제거하는 숙청 도구로 전락했다”며 강하게 반발한 가운데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특검 “여론조사 비용 대납” vs 吳 “증거 못 찾아”
특검은 오 시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에서 명 씨 측이 보낸 여론조사 파일 6건 등을 토대로 명 씨로부터 공표용 여론조사 3회, 비공표용 여론조사 7회를 받아 봤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 비용은 정치자금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를 후원자가 대신 지불하면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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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선 향후 재판에서 오 시장이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실제로 요청하거나 공모했는지 입증하는 게 쟁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오 시장은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김 씨 역시 특검 조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을 위해 내 돈 내고 조사를 돌려본 것이며, 대납한 게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1년 2개월간 수사하고 내 휴대전화 8대를 포렌식 했지만 직접 증거는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고 반발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직접 긴급 브리핑을 열고 “아무리 정치적으로 오염된 특검이라고 해도 이렇게 무책임한 기소를 해놓고 유죄가 나오길 바라는 거냐”며 “어이가 없고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 내년 지방선거 변수로 떠오른 ‘오세훈 공천’
특검이 오 시장을 기소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공천 구도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불법 정치자금 공여 및 수수’ 등 부정부패 범죄로 기소된 사람은 기소와 동시에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에 따라 당내 각종 경선의 피선거권과 공천 신청(공모 응모) 자격이 정지된다.
다만 윤리위의 징계 결정이 있어야 하는 데다 ‘정치 탄압’ 등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징계 결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 윤리위가 당규에 따라 징계를 내린 이후 지도부가 김건희 특검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판단할 경우 다시 윤리위를 열어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 지도부는 3대 특검을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며 규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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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와 별개로 내년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가 특검의 기소를 이유로 부적격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당 관계자는 “공관위에서 부적격 기준을 정해 컷오프(공천 배제)할 수는 있다”면서도 “과거 공관위 판단의 전례를 봤을 때 단순히 기소됐다는 이유만으로 부적격 사유로 보고 제재한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당내 경선이 격화될 경우 공관위가 적격 판단을 내리더라도 경쟁 후보들이 오 시장을 향해 부적격 공세를 펼치며 논란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