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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최고의 별’ 이동경… “운 없다던 지난날 다 잊혀져”

입력 | 2025-12-02 03:00:00

2025 K리그 대상 시상식
역대 최저 순위 9위 울산서 MVP
李, 베스트11-포인트대상 ‘3관왕’
“축구선수의 꿈 월드컵 꼭 나갈것”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이동경(울산·가운데)과 감독상을 받은 거스 포옛 감독(전북·왼쪽),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이승원(강원)이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올 시즌 공격포인트 1위 이동경은 생애 첫 MVP에 등극했고, 부임 첫해 전북의 우승을 이끈 포옛 감독은 최고 감독의 영예를 안았다. 유망주 이승원은 시즌 내내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뉴시스


“운이 없다고 생각했던 지난날을 다 잊게 만드는 하루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의 공격수 이동경(28)은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5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뒤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 K리그1 공격포인트 1위(25개·13골 12도움)에 오른 이동경은 2016년 8위 광주의 정조국(41·은퇴)에 이어 K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1, 2위가 아닌 팀에서 MVP에 오른 선수가 됐다. 올 시즌 울산은 K리그1 12개 팀 중 9위에 자리했다. 이동경은 역대 최저 순위 팀 소속 MVP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동경은 MVP 투표에서 K리그1 감독 투표 12표 중 5표, 주장 12표 중 8표, 미디어 134표 중 71표를 받았다. 투표 결과 환산 점수가 53.69점으로 우승팀 전북의 박진섭(2위·35.71점)을 크게 제쳤다. 뛰어난 개인 성적을 바탕으로 ‘최고의 별’이 된 이동경은 “다른 팀 주장들에게 ‘내게 투표했지?’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정정용 김천 감독님도 나를 뽑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올 시즌을 ‘군(軍) 팀’ 김천 상무에서 시작한 이동경은 10월 제대해 원소속팀 울산으로 복귀했다.

이동경은 이날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선정된 데 이어 드리블과 키패스 등 여러 지표를 종합해 선정하는 아디다스 포인트 대상도 받아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울산은 사상 첫 네 시즌 연속이자, 역대 최다인 통산 8번째 MVP를 배출한 구단이 됐다.

2018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경은 2022년 독일 2부 리그 샬케04로 임대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하지만 부상 등으로 인해 분데스리가(1부)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채 2023년 울산으로 돌아왔다. 이후 이동경은 지난해 4월 김천 입대 전까지 울산에서 9골을 터뜨리며 재도약에 성공했다. 이동경은 “불운하고 힘들었던 독일 시절이 오히려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경은 김천에서 1년 6개월을 보내면서 약점이었던 몸싸움 능력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했다. 올 시즌 이동경은 제대하기 전까지 김천에서 13골 11도움을 기록하며 뜨거운 공격 감각을 뽐냈다. 김천은 이동경을 보유했던 시기에 쌓아둔 승점 덕에 올 시즌을 구단 역대 최고 타이인 3위로 마쳤다.

이동경은 울산 복귀 후엔 갈비뼈를 다쳐 2경기(1도움)를 뛰는 데 그쳤다. 최근 그는 미디어에 ‘손편지’를 보내 울산의 강등권 탈출 싸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답답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편지에 “선수 인생의 새로운 문이 열리며 빛을 본 시즌이다. 그런데도 팀에 힘을 보탤 수 없어 속상하다”고 적었다. K리그1 4연패를 노렸던 울산은 힘겹게 잔류에 성공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동경은 “나의 MVP 수상으로 올 시즌 마음고생이 심했던 울산 팬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도 꾸준히 뽑히고 있는 이동경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 내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이동경은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인 월드컵 출전을 꼭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

K리그1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로는 올 시즌 라운드 베스트11에 5차례 이름을 올린 미드필더 이승원(22·강원)이 선정됐다. 이승원은 1골 6도움을 기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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