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 이순재의 빈소가 25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 돼 있다. 2025.11.25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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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고령 배우였던 이순재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한 가운데, 생전 그가 후배 배우들에게 남긴 미담과 따뜻한 조언들이 잇달아 공개되며 추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새벽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27일 오전 6시 20분,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으로 확정됐다.
이순재는 지난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마지막으로 무대에서 내려왔다. 건강 악화로 재활 치료를 이어오던 중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예계는 깊은 안타까움에 잠겼다. 평생 연기와 무대에 헌신했던 그의 마지막 행보를 기억하는 팬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 후배들이 공개한 미담… “그 한마디에 버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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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은 “선생님의 따뜻한 말씀 한마디에 더 열심히 연기하며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며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 평생 기억하며 더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게요”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 “승기가 하는 거면 해야지”… 이승기에게 남긴 마지막 응원
연기자 한상진도 25일 이순재를 추모하는 글을 남기면서 “‘이산’ 때, ‘마의’ 때 연기로 헤매던 시기 ‘옆자리로 와’라고 하신 뒤 대본에 장단음 표기해 주시면서 ‘배우는 소리를 정확하게 내야 돼’ 하시던 선생님, 작품 후 뵐 때마다 늘 내가 하고 있는 작품 다 알고 계시던 선생님, ‘잘하고 있어 그렇게만 해, 색시는 잘 있지? 운동 나가자 연락해’ 손잡아주고 가시던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며 고인을 추억했다.
중견배우 김학철은 이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취재진 앞에서 “생전에 저하고는 드라마 ‘야인시대’, ‘꿈의 궁전’, ‘장희빈’을 함께 했는데 저에게는 버팀목이 돼주셨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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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특히 연극에 큰 애정이 많으셨던 이순재 대선배, 생활 연극(당시 정중헌 이사장) 시상식 때면 참석하셔서 후배들을 격려해 주시고 70~80명의 회식 장소에 함께 하시며 전체 식사비를 계산하시는 것도 직접 목격도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덧붙였다.
25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내 시청자광장에 마련된 故이순재의 특별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애도하고 있다. 고인은 이날 새벽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025.11.25 뉴스1
가수 겸 배우 이승기도 빈소를 찾아 “선생님은 제 결혼식 주례도 봐주셨고, 또 마지막 ‘대가족’이라는 작품에서 급하게 선생님께서 출연 제의를 받으셨을 때도 ‘승기가 하는 거면 꼭 도와서 해야지’라는 말씀도 해 주셔서 저는 굉장히 좀 마음이 좀 아프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 70년을 연기로 살아온 거목… 드라마·연극 모두에서 빛나다
이순재는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 서울대 철학과 재학 중이던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이후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허준’, ‘이산’, ‘베토벤 바이러스’, ‘공주의 남자’, ‘돈꽃’ 등 수많은 드라마에서 때로는 호통 치는 가장,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때로는 따뜻한 할아버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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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에 입문해 14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을 만큼 다방면에서 활약했지만, 그는 언제나 “나는 결국 배우였다”고 말해왔다. 생전 그가 후배들에게 보여준 따뜻함은 추모가 이어지는 지금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