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한지로 만든 책-가구 큰 호응 지속가능한 미래 소재로 가치 부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한지로 만든 책을 선보인 ‘적층: 그날의 말꽃’ 전시회.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에서 ‘한지(韓紙)’로 만든 책과 가구가 새로운 예술과 디자인의 도구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참가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적층(積層): 그날의 말꽃’이란 전시에서 한지로 제작된 특별판 시집 3종과 독립운동 관련 책자를 선보였다. 한지 특유의 자연스러운 결이 살아 있는 질감과 감성을 지닌 한지로 만든 책에 대해 유럽 관람객들은 ‘손끝의 예술’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현장을 찾은 작가와 예술가들은 출판, 디자인, 예술 분야에서 한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묻고 협업을 문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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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5 메종&오브제’ 전시에서 한지 공예품을 관람하고 있는 관람객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지는 닥나무 껍질을 삶고 두드려 섬유를 고르게 만든 뒤 한 장 한 장 떠내는데, 백 번의 손길을 거쳐 완성되는 종이라는 뜻으로 ‘백지(百紙)’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지는 2026년 12월경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2024년 ‘한지 제작의 전통 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신청했다.
현재 바티칸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 유럽 각국에서 한지를 문화재 복원 작업 용지로 활용하고 있다. 한지의 원료인 국내산 닥나무는 섬유의 길이가 길고, 강도가 높아 내구성과 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관계자는 “한지는 이제 단순한 전통 공예품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과 감성을 품은 미래의 문화산업 소재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