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규제 강화에 서울 주요 지역에서 전세 매물이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월세 비중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25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인근 아파트 월세·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전월 대비 0.53% 상승한 146만 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609만 8000원) 기준으로 월세 가구는 소득의 4분의 1가량을 주거비에 쓰는 셈이다. 2025.11.25/뉴스1
신혼부부나 사회 초년생의 전세 수요가 많은 서울 중저가 지역부터 전세 매물이 감소하며 주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6·27 대출 규제로 소유권 이전부 전세대출이 금지되면서 신축 아파트 전세가 줄었고, 10·15 부동산 대책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실거주 의무가 생기면서 집주인들은 전세를 내놓기 어려워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25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 등으로 지정된 지난달 15일 이후 성북구의 전세가 457채에서 332채로 27.4% 감소했다. 이어 동대문구 18.5%, 은평구 16.2%, 강서구 13.7%, 중랑구 11.3% 순으로 나타났다. 도봉구와 노원구도 각각 9.3%, 8.4% 전세 매물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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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기간 송파구에서는 전세가 2645채에서 3442채로 30.1% 늘어났다. 성동구도 805채에서 987채로 22.6% 증가했다. 서울 강남이나 한강벨트 지역보다 가격이 저렴한 외곽 지역의 매물 잠김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에서 집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경기도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전세 가격 상승세가 경기도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0.1%)보다 0.11% 올라 서울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의 여파가 경기도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하남은 0.41% 올랐고, 수원 영통구(0.34%)와 구리(0.27%), 화성(0.25%) 등도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서울과 가까워 출퇴근이 상대적으로 편리하거나 학군지로 불리는 곳들이 대안지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보다 수도권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전세 시장 불안이 해소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경기 지역의 전세 가격도 이미 올랐고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지역도 수요가 늘어나지만 입주 물량이 없기 때문에 전세 매물이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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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