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정관장 감독이 5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5~2026시즌 프로농구 방문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뉴시스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선수 뒷바라지를 잘하고 싶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58)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22~2023시즌 남자 프로농구 한국가스공사에서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2년여 간 ‘야인 생활’을 한 유 감독은 4월 정관장 지휘봉을 잡으며 코트로 돌아왔다.
2025~2026시즌 개막 전만 해도 정관장의 전망은 밝지 않았다. 최근 2시즌 연속 중하위권에 머문 가운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관장은 2023~2024시즌 정규리그 9위에 그쳤다. 2024~2025시즌엔 정규리그 6위로 ‘봄 농구’ 막차를 탔지만,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현대모비스에 3연패를 당해 탈락했다. 하지만 정관장은 25일 현재 2위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관장 팬들 사이에선 ‘유도훈 매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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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훈 정관장 감독이 7일 경기 안양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SK와의 2025~2026시즌 프로농구 안방경기에서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유 감독은 선수 시절 잡초 같은 근성을 보여줬던 인물이다. 그는 작은 키(173cm)의 약점을 보완하고 하체 근력을 강화하기 위해 무게 10kg의 납 조끼를 입고 산에 오르는 훈련을 했다. 유 감독이 정관장 지휘봉을 잡은 뒤 선수들에게 강조한 것은 간절함과 악착같은 수비다.
25일 현재 정관장의 경기당 평균 실점은 68.2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경기 중 상대 팀에 허용한 야투는 63.2개로 가장 적다. 또한 상대팀의 실책을 유도한 횟수는 경기당 평균 15개로 가장 많다. 유 감독은 “내가 지휘봉을 잡은 4월부터 선수들의 전투력은 이미 최고조였다. 시즌 전 팀이 약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개의치 않고 시즌 준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정관장이 정상 등극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공격력을 강화해야 한다. 유 감독은 남자 농구 대표팀의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조별예선 출전에 따라 주어진 최근 2주 간의 휴식기를 잘 활용해보겠단 계획이다. 그는 “(득점) 기회를 만드는 과정이 아직 부족하다. 이번 휴식기에 상대 수비에 맞춘 공격 전술을 더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유현(왼쪽)이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5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정관장에 지명을 받은 뒤 유도훈 감독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BL 제공
통산 413승(408패)을 기록 중인 유 감독은 역대 남자 프로농구 감독 통산 승리 횟수 4위에 자리해 있다. 그에게 남아 있는 과제는 ‘우승’이다. 유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PO가 열리지 않았던 2019~2020시즌을 제외하면 12차례 팀을 봄 농구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경험은 없다. 그는 “올해는 농구 인생 첫 감독을 맡았던 정관장(당시 KT&G)으로 돌아온 시즌이다. 우승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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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우 기자 j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