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근교 내 샌튼 시티 쇼핑몰에서 기관총을 든 채 경비를 서고 있는 사설 경호원. 요하네스버그=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그런데 막상 기대(?)와는 달랐다. 생각보다 평범하고 오히려 평화로웠다.
23일(현지시간) 새벽 6시. 요하네스버그 샌튼 지역은 이미 대낮처럼 밝았다. 안에만 있지 못하는 사진기자의 천성대로 호텔 문 앞에서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두세 명의 경찰들과 순찰차가 경계를 서고 있는 모습은 지난달 경주 APEC 때가 떠올랐다. 높은 범죄율로 악명 높은 남아공도 이번 G20 기간만큼은 ‘안전지대’였다. 기자는 혹시 강도를 만나면 줄 50달러를 챙겨 조심스레 밖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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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근교 샌튼에서 한 여성이 걸어가고 있다. 고층의 건물들과 드넓은 도로, 깨끗한 주변 환경은 아프리카에 대한 기자의 고정관념을 깨 버렸다. 요하네스버그=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3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근교 샌튼에서 개 산책을 시키는 시민이 경찰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3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근교 샌튼 넬슨 만델라 스퀘어 내 동상 앞에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물론 남아공 특유의 긴장감도 있었다. 매장 사이를 지키는 이들은 기관총을 든 사설 보안요원들이었다. 시민들의 안전을 국가 경찰보다 사설 보안에 더 크게 의존한다는 남아공 사회의 면모가 드러나는 지점이었다. 그들에게 치안 상황을 묻자 “위험한 곳도 있지만, 샌튼은 가드가 많아서 안전하다”라는 담담한 답이 돌아왔다.
23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근교 쇼핑몰 샌튼 시티 내 돌체 앤 가바나 매장의 모습. 요하네스버그=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기자 앞에 한 차량이 다가와 멈출 때도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다. 그런데 창문을 내린 운전자가 건넨 말은 예상 밖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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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근교 샌튼에서 기자를 향해 손을 흔드는 남아공 학생들의 모습. 요하네스버그=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그는 악수를 청하며 환하게 웃었고, 나는 멋쩍은 웃음으로 답했다. 노래를 부르며 단체로 걸어오던 여성들은 기자를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기도 했다. 남아공은 그렇게 생각보다 괜찮은 곳이었다. 아니,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