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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자화상 806억원 낙찰…여류화가 최고가 경신

입력 | 2025-11-21 19:38:00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5470만 달러에 낙찰된 프리다 칼로의 작품 ‘꿈, 침대’. 프리다 칼로 홈페이지 캡처


멕시코의 유명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자화상이 미국 뉴욕 경매에서 5470만 달러(약 806억 원)에 낙찰되면서 여류 화가 경매 작품 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20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경매업체 소더비에 출품된 칼로의 작품 ‘꿈, 침대’가 5470만 달러에 새 주인을 만났다. 이는 2014년 낙찰된 미국 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작품 ‘흰 독말풀, 흰 꽃 No.1’의 4440만 달러(약 650억 원)를 넘어선 액수다.

아울러 칼로는 자신의 종전 최고가도 경신했다. 그의 또 다른 자화상인 ‘디에고와 나’는 2021년 소더비 경매에서 3490만 달러(약 514억 원)에 낙찰됐다. 당시 칼로는 중남미 작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칼로는 남편 디에고 리베라와 이혼 후 1년 만에 재혼했던 1940년에 ‘꿈, 침대’ 작품을 그렸다. 작품은 옅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떠 있는 침대에 칼로가 누워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덩굴이 칼로의 몸을 감싸고 있다. 침대 위에는 다이너마이트가 감긴 해골이 말린 꽃다발을 든 채 누워 있다.

침대는 칼로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티프라고 CNN은 설명했다. 칼로는 1925년 18세에 버스 사고로 크게 다친 뒤 후유증으로 만성 통증에 시달리며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 지냈다.

그의 가족은 칼로가 누워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개조된 이젤을 설치하고 침대에 거울을 달았다고 한다. 1954년 47세로 사망할 때까지 깁스를 했던 칼로는 침대에 갇혀 지내는 동안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는 멕시코 전통문화와 초현실주의를 결합한 독창적인 화풍으로 이름을 알렸다. 활동 기간 약 200점의 작품을 남겼다.

칼로의 작품은 멕시코 내에선 예술 기념물로 지정돼 해외 판매를 금지한다. 그의 자화상은 멕시코 외 지역에 일부 개인 소장품으로 남아있다. 이번에 낙찰된 그림도 멕시코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개인이 소장해 온 것으로, 법적으로 국제 판매 자격이 있다. 원소유주와 구매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소더비의 라틴 아메리카 미술 책임자 안나 디 스타시는 “칼로는 미술사에서 완전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감상자는 칼로의 그림과 영적인 연결을 느끼는데, 매우 개인적이면서도 동시에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꿈, 침대’ 작품이 자화상, 초현실주의 이미지, 심리적인 강렬함, 작가와 감상자 사이의 교감 등 칼로 작품의 모든 특징을 담았다고 부연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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