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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이집트, FA-50 등 방산협력 강화”… 자유무역협정도 추진

입력 | 2025-11-21 03:00:00

[韓-이집트 정상회담] 양국 정상회담 공동선언문 발표
아프리카 국가 첫 자유무역협정 협상
발전 경험 공유… 외교-통상 다변화
한반도-중동 평화 촉진자 역할 지지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박 3일 일정으로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시시 대통령과 111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카이로=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로 수교 30주년을 맞은 ‘아프리카의 관문’ 이집트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한-이집트 CEPA가 체결되면 아프리카 국가 중 처음이다. 두 정상은 또 방산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 ‘아프리카의 관문’ 이집트와 CEPA 추진 합의

2박 3일 일정으로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대통령궁에서 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한-이집트 공동 언론발표문’에서 “평화·번영 그리고 문화 융성을 위해 ‘공동 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경제 협력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CEPA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두 정상은 “이집트는 북아프리카 최대 제조업 기반국이자 아프리카·중동·유럽을 잇는 핵심 허브”라며 “한국은 성공적인 발전의 경험과 다수의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양국 간 경제 협력이 갖고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이집트 간 CEP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집트는 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불린다. 국빈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이집트와도 CEPA를 체결해 중동·아프리카로 외교·통상 다변화에 나서는 것이다.

두 정상은 방산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공동 언론발표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K-9 자주포 공동 생산으로 대표되는 양국 방산 협력이 FA-50 고등훈련기 및 천검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FA-50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록히드마틴이 공동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로 고등훈련기 T-50을 개조한 모델이다. 이집트는 FA-50 100여 대의 구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시 대통령은 “한국의 높은 방산 기술력에 대해 신뢰를 갖고 있다. 공동 생산 등 호혜적 협력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손꼽히는 국방전력 보유국인 이집트 방산 수출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집트는 1950, 60년대 중동 전쟁 이후 러시아 및 서방에서 도입한 무기체계들의 노후화로 대규모 무기 교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앞서 한국은 2022년 이집트와 2조 원 규모의 K-9 자주포 패키지 구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 ‘北 수교국’ 이집트에 “韓 ‘평화 촉진자’ 역할 지지” 당부

두 정상은 공동 언론발표문에서 “한국과 이집트는 ‘평화 촉진자’로서 한반도와 중동을 포함한 국제 평화에 함께 기여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한반도와 중동지역 평화를 위한 서로의 역할을 지지하며, 동시에 국제 평화를 위해 계속 연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갈등 중재를 위해 60일 휴전안 및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제시하는 등 휴전 협상 중재에 참여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국영신문 ‘알 아흐람’에 기고한 ‘한국과 이집트, 함께한 30년과 함께 만들어갈 미래’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는 남북 대화가 단절되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되며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실용적, 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북한과) 국제 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중단-축소-비핵화로 이어지는 3단계 비핵화 구상에 대한 이집트의 지지를 강조한 것이다. 이집트는 1963년 북한과 수교했으며, 북한은 한때 이집트에 군사고문단 등을 파견할 만큼 긴밀히 협력한 바 있다.



카이로=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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