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브라질서 기후재정 활용법 협상 금광 채굴하며 나온 수은에 강 오염… 가뭄에 수위 낮아져 배 운항 못 해 원주민-청소년 의견 협상장에 전달 10년 전 파리협약에도 기온 1.5도↑… 친환경 에너지 로드맵 확정 지어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강이자 기후위기로 병들고 있는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강의 장엄함이 보이는가 싶더니 한순간 나무가 사라지고 누런 땅이 드러났다. 금광 채굴로 파괴된 구역에선 채굴로 나온 수은이 숲으로 흘러 들어가 푸른빛으로 오염된 강이 시야에 들어왔다.
21일까지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PO30) 현장. 벨렝=장효빈 기자 robyne98@donga.com
21일 COP30 당사국인 198개 국가가 어떤 합의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COP30은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자는 ‘파리기후협약’ 10주년인 만큼 아마존이 있는 브라질에서 열렸다. 행사가 열리는 벨렝에선 아마존 원주민들과 미래 세대들이 대거 운집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당사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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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서 COP30… 원주민과 미래세대 목소리
15일(현지 시간) 벨렝 상브라스 거리. 이곳에서 만난 브라질 마라냥주 거주 원주민 과자하라족의 애주러니 씨는 “우리는 아마존의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있다, 원주민 영토를 지키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외쳤다. 과자하라족뿐 아니라 타파조스강 유역에 사는 투피남바족과 문두루쿠족 등 아마존 원주민들은 거리로 나와 ‘원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노래 불렀다. 이들이 벨렝 거리를 가득 채운 이유는 산림 벌채로 인한 아마존 파괴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들은 ‘미래와 석유 둘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 ‘(아마존)강을 죽이지 말아 달라’는 글이 담긴 피켓을 흔들고 길을 걸었다.
아마존 원주민 어린이들이 COP30 어린이·청소년 행사장에서 아마존에서 겪은 기후위기를 전하고 있다. 벨렝=손인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wnina@donga.com
10세 소녀인 야라 사테레마웨는 “어머니가 아사이 열매로 전통 장신구들을 만들어 파는데 2024년에는 가뭄으로 숲에 있던 나무가 다 말라 장신구를 만들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13세의 원주민 소년인 비센치 바레는 “기후위기로 인한 가뭄 때문에 강 수위가 낮아져 배를 탈 수 없어 학교에 가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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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단체들과 일반 시민도 동참했다. 이들은 삼림 벌채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나뭇잎들을 몸에 두른 채로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온몸에 검은 잉크를 발라 화석 연료로 인한 환경 오염을 비판하는 코스프레를 했다. 독일 농업 단체 라비아캄페시나의 파울라 조이아 지도자는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행진에 참여했다”며 “COP30에서 당사국들이 진정한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 무너진 기후 마지노선 ‘1.5도’… 감축 목표 협상
10년 전 이뤄진 파리기후협약은 산업화 이전 대비 전 세계의 기온 상승을 2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도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55도 상승하면서 1.5도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21일까지 COP30 대표단과 당사국들은 협상을 통해 기후위기에 적응하기 위한 재원인 기후 재정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한다. 또 화석 연료를 다른 에너지 사용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확정할 예정이다.
18일 기준 당사국 198개국 중 119개국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제출했다. NDC는 2035년까지 국가별로 줄이기로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량을 의미한다. 17일 국제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하겠다고 선언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035년까지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줄이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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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벨렝=장효빈 기자 robyne98@donga.com
벨렝=손인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wn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