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발 여객선 신안 해상서 좌초 “누워있다 충격에 몸 뒤로 밀려 밖에서 고함 들리고 아이 울어” 뱃머리에 구멍…침수는 안 돼 “자동항법 운항, 좌초 이유 의문”
19일 전남 신안 해상에서 여객선이 좌초된 가운데 해경이 승객들을 이송하는 모습을 담은 열화상카메라 영상. 목포해경 제공
19일 전남 신안군 무인도에 좌초된 2만6546t급 국내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탑승객 김모 씨(41)는 구조 직후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사고 당시 다급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씨는 “선실에 누워있는데 충격에 몸이 뒤로 밀렸고, 밖에선 고함이 들렸다”며 “나가보니 매점 물건은 다 엎어져 있고 아이가 울고 있었다”고 했다.
19일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여객선이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구조된 승객이 탑승한 경비정이 목포 해경 전용부두에 도착하고있다. 채널A 제공
오후 8시 16분경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에도 긴박한 구조요청 전화가 쇄도했다. 해양경찰 초동 조사와 여객선에 탑승한 승객 등에 따르면 여객선은 ‘쾅’ 소리와 함께 기울었다. 여객선 내 매점 진열대가 충격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일부 승객은 혼비백산해 구명조끼를 챙겨입고 갑판으로 뛰어갔다. 한 승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객선이) 어디 외딴섬에 기대고 있는 것 같다”며 “공포심에 급하게 선체 맨 위에 올라와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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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해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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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에서 승객 260여명을 태운 여객선이 좌초했다. 사진=목포해양경찰서 제공
스레드 갈무리
해경은 여객선이 항로를 약 3km 벗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를 당한 퀸제누비아2호는 이날 오후 4시 45분경 제주항에서 출발했다. 배는 2021년 4월 진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어민은 “큰 여객선은 자동항법장치로 운항하는데 좌초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모든 관계기관은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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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목포=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