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마지막 항해를 앞두고 정박해있는 209급 장보고함. 대한민국 해군 제공
● 34년 만에 마지막 항해… 초대 함장 등 1기 인수요원 동승
해군에 따르면 장보고함은 19일 오후 진해군항을 떠나 약 2시간 동안 마지막 항해를 진행한다. 이번 항해에는 취역 직후 국내 첫 항해를 맡았던 안병구 초대 함장(예비역 준장)과 당시 무장관·주임원사 등 1기 인수요원 4명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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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함은 1988년 독일 HDW조선소에서 건조가 시작돼 1991년 진수됐고, 1992년 해군에 인수된 뒤 전력화 시험을 거쳐 1993년 6월 대한민국 최초의 잠수함으로 공식 취역했다.
해군은 통일신라 시대 청해진을 이끌며 해양을 개척한 장보고 대사의 이름을 함명으로 부여해 ‘새로운 바다 개척’의 의미를 담았다.
장보고함은 1992년부터 2025년까지 지구를 15바퀴 이상 도는 34만2000마일(약 63만3000㎞)을 항해하며 “100번 잠항하면 100번 부상한다”는 잠수함사령부의 신조를 마지막까지 지켜냈다.
● 림팩에서 美 핵항모도 가상 격침… “디젤잠수함 쇼크” 남긴 성과
장보고함의 실전적 훈련 성과는 여러 해외훈련에서 입증됐다. 특히 2004년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는 미국 핵항공모함을 포함한 함정 30여 척을 가상 격침하는 전과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장보고함은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아 미 해군 내부에서 ‘디젤잠수함 쇼크’를 선사했다는 평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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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5월 장보고함이 하와이 파견훈련을 통해 1만 마일 단독항해에 성공했다. 대한민국 해군 제공
2023년까지 작전 임무를 수행한 장보고함은 지난해부터 훈련함으로 전환돼 잠수함 승조원 교육 훈련과 승무원들의 잠수함 관련 자격 유지 훈련 등의 임무를 수행해 왔다.
이제권 장보고함장(소령)은 “장보고함은 잠수함사령부 창설의 초석을 다진 잠수함부대의 꿈이자 도전의 상징이었다”며 “앞으로도 장보고함의 개척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침묵의 수호자로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