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투자회사 버크셔 해세워이의 워렌 버핏 회장.2025.11.15.[오마하=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버크셔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3분기(7~9월) 중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식 1784만6142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알파벳 주식을 매수한 것은 처음인데, 알파벳은 이번 매수로 단숨에 포트폴리오 비중 10위에 올랐다.
버핏의 구글 투자에 대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버핏은 늘 ‘능력 범위 안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기술주 투자를 꺼려왔다. 실제로 IBM에 투자했을 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인 애플에 대해선 ‘소비재 회사에 가깝다’고 평하기도 했다. 특히 버크셔는 현재 현금 비중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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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올 5월 주주총회에서 연말 최고경영자(CEO) 은퇴를 선언하고 최근 주주 서한을 통해 “더 이상 보고서를 쓰지 않고, 조용히 살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구글에 투자한 이유를 버핏의 입을 통해선 알 수 없게 됐다. 다만 그레그 아벨 부회장 등 후계자들이 주주총회 등에서 구글에 투자한 이유와 버핏의 의견 등을 대신 전할 것으로 보인다.
알파벳을 새롭게 매수한 버핏과 달리 일부 투자 대가들은 기술주 비중을 줄였다. ‘영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테리 스미스는 포트폴리오 비중 1, 2위였던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비중을 각각 56%, 48% 줄였다. 대신 회계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 반려동물 의약품 기업 조에티스 등의 비중을 늘렸다.
‘보스턴의 현인’으로 불리는 세스 클라만의 바우포스트 그룹도 알파벳 비중을 30% 줄이고 버거킹, 파파이스 등 패스트푸드 브랜드를 소유한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의 비중을 늘렸다. 다만 스미스와 클라만 모두 여전히 빅테크를 포트폴리오 비중 상위 명단에 유지했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 큰 수익을 낸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듀캐인 패밀리 오피스’는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 등 기술기업을 전부 매도하고 헬스케어, 금융, 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바꿨다. 추가 매수한 쿠팡은 6번째로 비중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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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