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동안 머리 써야해 매력적” 인지능력 향상-운동효과 톡톡 은퇴한 고령층에게 인기 만점
최근 서울 도봉구 다락원체육공원 게이트볼장에서 열린 서울시협회장기 게이트볼 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스파크 타격을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게이트볼 입문 9년 차인 박명옥 씨(58·여)의 말이다. 최근 서울 도봉구 다락원체육공원 게이트볼장에서 열린 서울시협회장기 게이트볼 대회에서 만난 그는 “게이트볼은 중독성이 강하다. 매일 아침 게이트볼장에 나와 전략을 함께 고민하며 공을 치는 동호인들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1980년대 초부터 한국에 본격적으로 보급된 게이트볼은 고령층이 즐길 수 있는 대표적 실버스포츠다. 대한게이트볼협회에 등록된 회원 수는 올해 기준 3만5000여 명이다. 대한게이트볼협회 산하 시군구협회가 사용하는 게이트볼 경기장은 전국에 2928개가 있다. 대한게이트볼협회 관계자는 “여러 사람과 교류하면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게이트볼은 직장에서 은퇴한 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진 고령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나이가 아주 많아도 게이트볼을 즐길 수 있다. 2023년 태국에서 열린 대회에선 1941년생 선수(당시 82세)가 소속된 한국 팀이 우승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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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볼이 공을 앞으로 똑바로 보내 게이트만 잘 통과하면 이길 수 있는 종목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경기 중 자구(자신의 공)로 타구(상대 팀 또는 같은 팀의 공)를 맞히면 ‘스파크 타격’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스파크 타격은 자구와 타구를 붙여 놓은 뒤 발로 밟은 자구를 스틱으로 치는 것이다. 그러면 자구는 제자리에 멈춰 있고, 타구만 충격에 의해 움직인다. 타구가 상대 팀 공이면 경기장 밖으로 밀어내고, 우리 팀 공이면 게이트를 통과하기 유리한 위치로 보낼 수 있다. 게이트볼 입문 13년 차인 남택원 씨(69)는 “변수가 많은 게이트볼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려면 팀워크가 좋아야 한다. 30분 동안 머리를 정말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 좋은 운동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