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지난해 말부터 활동을 멈췄던 걸그룹 ‘뉴진스’가 전속계약 분쟁 약 1년 만에 소속사 어도어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2년 데뷔곡 ‘어텐션(Attention)’부터 남달랐던 뉴진스는 ‘Hype Boy’ ‘How Sweet’ ‘ETA’ 등 발표하는 곡마다 크게 히트하며 단숨에 4세대 톱티어 걸그룹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Supernatural’은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024 올해의 노래’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K팝이었다. 이번 복귀가 단순히 한 그룹의 컴백이 아니라, K팝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하지만 이제 뉴진스는 팀 아이덴티티를 조율했던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없는 상태에서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 그들은 어떤 음악으로 다시 팬들을 찾아올까. 더 정확히는, 우리가 아는 그 ‘뉴진스’는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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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도어가 뉴진스의 갑작스런 변화를 시도하진 않을 것이다. 이미 ‘뉴진스 스타일’로 완성된 특유의 청량한 비주얼과 세련된 이지리스닝 사운드를 바꿨다간, 집중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공백기 동안, 많은 걸그룹이 ‘뉴진스 감성’을 벤치마킹하며 시장의 자전축이 바뀐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뉴진스는 이전과 비슷한 콘텐츠로 나오면 ‘아류’란 시선을 감당해야 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면 ‘뉴진스가 아니다’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며 “기존 색깔을 계승하면서도 차별화된 ‘황금 지점’을 찾는 게 과제”라고 했다.
어도어는 그간 법적 분쟁 중에도 뉴진스의 첫 정규 앨범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미 어워즈’를 수상한 유명 해외 프로듀서들과 접촉한 사실도 전해졌다. 때문에 갈등을 원만히 봉합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이면, 뉴진스에 목말랐던 팬들의 마음을 되찾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워낙 영향력이 컸던 만큼 다시 마음을 열 K팝 팬들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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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의 복귀가 걸그룹 ‘피프티피프티’의 사례를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해 전속계약 무효 가처분이 기각된 피프티피프티는 멤버 키나만 소속사 어트랙트에 복귀했고, 이후 새 멤버를 영입했다. 어트랙트는 나머지 멤버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13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법정 공방으로 시간을 허비하기보단 현실적인 대안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조심스럽게 ‘완전체 복귀’는 아닐 수도 있단 관측도 나온다. 앞서 복귀를 발표한 2인 중심으로 활동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고려할 땐 전원이 합류해야 뉴진스의 브랜드도 제대로 회복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사정은 있겠지만, 어떤 방향을 택하느냐에 따라 복귀의 파급력도 달라진다. 그걸 어도어도 멤버들도 모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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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