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회담 중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농부 집단 학살 의혹 관련 준비한 문서를 보여주고 있다. 2025.11.08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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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건 미국의 손해다.”
12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22, 23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보이콧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며 이렇게 밝혔다. 집권 1기부터 남아공에서 백인 농장주들이 흑인들로부터 박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7일 “미국 당국자들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참을 선언했다. ‘남미 트럼프’로 불리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도 덩달아 불참을 선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불참하면 G20에서 도출된 어떤 결정도 실행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이콧 이후 회원국들이 남아공 G20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서 G20이 휴면기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이날 라마포사 대통령은 미국의 불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미국이 오지 않아도 다른 모든 국가 원수들은 이 자리에 올 것이다. 우리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고, 그 회의에 미국이 없다는 것은 미국의 손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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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밀레이 대통령 대신 파블로 키르노 외교장관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400억 달러(약 59조 원)의 경제 지원을 결정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보조를 맞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1일 MSNBC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와의 200억 달러 통화 스와프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들은 28억 달러(약 4조1000억 원)의 1차 통화 스와프가 이미 집행됐다고 추산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